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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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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개막 특집] NC의 숨은 공신- 김상우 불펜포수

공 받고 던지는 건 기본… 선수들 뒤에서 고군분투
잠시 야구판 떠났지만 돌아보니 결국 야구… NC에 들어오니 행복 그 자체
“아프면 안된다, 너 없으면 팀이 안돌아간다”는 양의지 선수 격려 가장 뿌듯

  • 기사입력 : 2022-03-31 21:17:03
  •   
  • 백업포수는 구단 직원

    연습 셋팅에 뒷정리까지…

    일찍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


    “불펜에서 투수들의 공을 받아주며 컨디션 체크를 해주고 있어요. 또한 투수의 기도 톡톡히 살려주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죠. 뿐만 아니라 타자들의 타격을 돕기도 하고 연습 세팅, 그라운드 뒷정리도 하고 있어요. 선수들이 최상의 조건으로 그라운드에 오르기까지 저희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아요.”

    김상우 NC 다이노스 불펜포수가 투수의 공을 받고 있다./성승건 기자/
    김상우 NC 다이노스 불펜포수가 투수의 공을 받고 있다./성승건 기자/

    불펜포수는 선수가 아닌 구단 직원으로 훈련지원매니저 직책을 가지고 있다. 현재 NC에는 4명의 훈련지원매니저가 있다. 이들은 선수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연습과 경기를 뛸 수 있도록 애쓴다. 또한 선수들의 공을 받기도 하고, 배팅연습을 위해 공을 던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항상 선수들보다 일찍 출근해 가장 늦은 시간 퇴근한다. 비록 관객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음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최고의 경기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기까지, 팀에서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NC 구단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훈련지원매니저의 역할은 다양하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이들을 많이 찾는다. 이들의 가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NC의 훈련지원매니저 4명 중 리더의 역할을 자처할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과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김상우(25) 매니저를 만나봤다. 개막을 앞두고 한창 바쁜 시기에 만난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김 매니저는 DB베어스(현 두산베어스) 투수 출신 김만조의 아들이다.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한 그는 아버지가 경기장에서 땀 흘리는 모습에 반해 야구를 시작했다. 김 매니저는 “처음에 야구를 시작할 당시 아버지의 반대가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끝에 초등학교 2학년 때 리틀 야구단을 들어갈 수 있었다”며 “리틀 야구단에서 야구를 경험한 뒤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를 하는 동안 포수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김 매니저가 첫 포수마스크를 쓴 계기는 단순했다. 그는 “첫 야구를 시작할 때 외야수를 했는데 공이 오지 않아 재미가 없었다. 그러던 중 계속 공을 받고 있는 포수에게 흥미를 느껴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포지션 변경 후 그는 더욱더 야구에 즐거움을 느낀 그였다.

    김 매니저는 포수마스크를 쓰고 대학생활 내내 안방을 지켰다.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그는 “자신이 야구 하는 것을 돌아봤을 때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야구만 해왔기에 다른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대학에 진학해 야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적의 환경에서

    선수들 경기할 수 있도록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챙겨


    잠시 야구판을 떠난 그는 공장이라는 공장은 다 돌아다니며 일을 하던 중 NC의 불펜포수 자리를 제안받았다. 여전히 야구에 대한 열정은 가득했던 그였기에 단번에 수락했다. 김 매니저는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지만, 돌아보니 결국 야구였다. 야구와 관련된 일을 더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NC에 들어오고 나니 행복했다. 보통 사람들은 출근을 힘들어하는데, 저는 출근하는 날이 기다려지고 매순간 기분 좋게 길을 나선다”며 활짝 웃었다.

    올해 2년차를 맞이한 그는 평균 300여개의 공을 받고 던진다. 초반에는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이 최선이었다. 포수로서 수년간 공을 받아온 그였기에 공을 받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타격 연습을 도울 때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는 “선수들의 집중력과 컨디션을 올려야 하기에 집중해서 던지지만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공이 좋지 못하면 선수들의 집중력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상우 NC 다이노스 불펜포수./성승건 기자/
    김상우 NC 다이노스 불펜포수./성승건 기자/

    배팅볼을 던질 때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해 배팅 투수가 바뀌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김 매니저 역시 초기 압박감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좀 더 잘 던지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해봤다고 한다. 김상우는 “어떻게 하면 잘 던질까, 이렇게 하면 잘 들어갈까 하고 위로도 한번 던져 보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밌는 것은 선수 때보다 더 열심히 하다 보니 야구가 늘었다. 선수 때 왜 이렇게 안 던졌지 하고 깨닫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프면 안 된다. 너 없으면 팀이 안 돌아간다.” (양의지 선수)

    김 매니저는 팀 주축인 양의지 선수가 건넨 한 마디가 가슴 속에 박혀,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김 매니저의 이력 중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그는 지난해 ‘2021년도 제12기 야구심판 양성과정’ 심판 학교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야구 심판에도 관심이 있는 그는 끊임없이 공부 중이다. 김 매니저는 “20살 때 아버지가 심판을 보고 계셨는데, 용돈이라도 벌어보라면서 사회인 야구에 심판으로 저를 데려가셨다. 당시 4게임 정도 심판을 봤는데,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심판의 매력에 대해 그는 “경기 운영에 중심이 되고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매니저는 NC의 훈련지원매니저로서의 각오도 잊지 않았다. 그는 “NC가 우승 당시에는 팀에 없었다. 올해는 선수들과 함께 우승을 경험해보고 싶다”며 “선수 뒤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승건 기자 mkse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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