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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창원국가산단의 새로운 시대를 열망한다- 장동화(플라즈마 홀딩스 부사장)

  • 기사입력 : 2021-12-01 20: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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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0년대 초반 정부는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중화학공업 국제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계공업 100억달러 수출, 1980년대 선진 공업국 대열 안착’이라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 목표에 따라 중화학공업기지로서 임해 산업단지들이 조성되기 시작하였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역사를 주도하는 창원국가산업단지이다.

    창원국가산단은 1974년 소재에서부터 부품, 완제품까지 일괄생산이 가능한 대규모 기계공업기지로 본격 조성돼 현재까지 근 반세기가 흘렀다. 당시 우리나라 공업의 대부분은 서울과 부산의 2대 도시에 편중되어 있었으며, 기계공업의 발전 또한 도시 기능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 기계공업기지 역시 당연히 양대 도시에 자리 잡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산업 편중과 지역 불균형 우려, 지역 내 기존 산업시설과의 연계성, 안보 상의 이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 창원이 최종 후보지로 결정된 배경이다.

    창원국가산단이 조성될 당시 국내는 기계산업에 대한 경험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기계산업은 막대한 자본 투자와 장기간의 기술 축적이 요구되는 산업이었으며 제1차 석유 파동으로 기업들의 투자유치도 여의치 않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중화학공업기지 진출 기업에 대해 장기 저리의 외자를 우선 제공하고 조세 지원과 정책 자금을 제공하는 등 금융·세제 면에서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하였다. 1975년 산업용 밸브 생산업체인 부산포금(현 PK밸브)을 시작으로 1978년 당시의 금성사,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양행(구 한국중공업) 등 주요 대기업들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창원국가산단은 점차 기계공업기지로서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게 되었다. 이 시기 국제 경기와 우리나라 경제가 폭발적인 호경기에 접어들면서 1978년 경에 이르러서는 총 56개 공장이 가동하였고, 근로자가 3만1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1979년 2차 석유 파동으로 인한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창원국가산단 내 상당수 기업이 운영 자금과 수주 물량 부족, 판매 부진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하였다. 이후 1983년부터 국내 경기가 서서히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였고 1986년 이른바 ‘3저(저달러, 저유가, 저금리)’라는 국제 경기의 호전으로 고속 성장과 더불어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여 1986년에는 무역 흑자의 원년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1987년 6·29 선언 이후 노사분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으며, 이러한 분위기는 1990년대 중반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1996년 IMF 사태를 겪으면서 입주 기업이 극심한 침체 국면에 빠지게 되었다. 이러한 여러 부침의 변화 과정을 겪으면서 창원산단은 2021년 현재 2600여 입주 기업과 11만여 명의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는 한국 최대의 글로벌 기계산업단지로 성장해 왔으며, 총생산액은 40여조 원으로 그중 수출 비중이 30%를 넘어 경상남도 생산·수출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제 50년 가까이 변화 과정을 거치며 성장해 온 창원국가산단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기업 생존과 쇠퇴라는 시험대에 또다시 놓였다. 그동안 입주 기업들은 기계산업의 첨단화, 스마트화 추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선진국과는 기술 경쟁에서, 후진국과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더불어 노후화된 산업단지는 R&D, 인력 양성, 문화·복지시설 등 산업 인프라가 부족하여 지속 성장 공간의 기능 수행에 한계를 맞고 있다. 창원 국가산단이 새로운 글로벌 경제 질서와 시대적 요구에 걸맞은 산업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창의와 혁신, 일자리와 문화, 성장과 환경이 공존하는 혁신 산업단지로 시급히 구조 고도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스마트 그린 산업단지로 새롭게 태어나도록 산학연관 경제 주체가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창원 국가산단이 거제(조선)-사천(항공·우주)-창원(기계메카트로닉스)-밀양(나노)-양산(정밀기기)으로 이어지는 기계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여 동남권 산업 벨트의 주축으로서의 그 역할을 다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장동화(플라즈마 홀딩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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