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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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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역경 속에서 때를 기다림- 이지순(도서출판 뜻있는 대표)

  • 기사입력 : 2021-07-04 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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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봄에 하동에 출장 갈 일이 생겼다. 생각보다 일이 일찍 끝나서 근처 광양 매화마을 축제에 갔다. 축제가 취소되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어서 매화 축제 보는 것을 포기하고 차를 돌려 나오는 마을 끝에 동네 어르신들이 파는 매화 묘목이 보였다.

    매화는 쓰임에 따라 매실 수확을 목적으로 심는 실매(實梅)와 꽃을 보기 위해 심는 화매(花梅)로 크게 나뉜다. 화매 중에서도 흰매화는 백매, 붉은 매화는 홍매라고 하는데 그날 눈에 띈 홍매는 가지 위에 붉은 꽃잎이 찬란해 보였다. 그 찬란함에 빠져 사왔다.

    매화를 심을 때는 부엽토도 섞어주고 병충해 방지와 건전한 발육을 위해 전정작업도 해야 되는데 초보인 나는 그냥 흙에 전정작업도 하지 않고 매화를 심었다.

    얼마 되지 않아 진딧물이 생기기 시작했다. 초보 입장에서 닦아도 보고 이것저것 뿌려 봐도 진딧물이 없어지지 않아 그 부분을 자르고 앙상한 가지만 남겨 두었다.

    주역의 수괘에서는 역경 속에서 때를 기다림에 대해 이야기한다. 흔히들 아직 때가 아니라고 하고, 때가 올 때까지 더 기다리라는 말을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기다리면 때가 올 것인가.

    주역은 때를 기다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고 한다. 기다리면 반드시 때가 오고 그러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자기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현재 상황에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며 실력을 쌓는다면 당신의 때는 올 것이다라는 말을 한다.

    나무를 잘 키우는 주변 사람들 말에 의하면 진딧물 농약을 뿌려 줘야 한다는데 나는 꽃만 볼 매화라서 농약을 주기 싫었다. 그래서 뿌리가 살아 있으니 나무는 다시 살아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진딧물 생긴 부분을 자르는 전정 작업을 했다. 그 덕분에 지금은 잎이 무성한 나무가 되어 있다.

    지금 코로나로 다들 힘들다고 한다. 아직 때가 아니어서 힘들다면 당신도 잘라내야 할 것은 잘라 버리고 자신의 실력을 쌓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때를 기다린다면 마침내 당신도 꽃을 피우고 향을 내는 때가 있으리라. 그러니 힘내시길.

    이지순(도서출판 뜻있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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