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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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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헌집을 반만 새집으로 고칠 때

  • 기사입력 : 2011-05-2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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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家相)의 과학(科學)에서는 한집안에서, 혹은 부엌 등은 낡은 채로 두고 거실 등을 지붕과 함께 헐어 내어 개조하는 것을 반조작(半造作)이라고 말하며 이를 매우 흉하게 본다. 그리고 집의 일부분을 낡은 대로 둔 채 일부분만 다시 뜯어고치는 일은 불길해 가업이 차차 부진해지고, 어린애가 없거나 요절(夭折·49세 이전의 죽음)하고 대대로 양자를 들여 상속을 하며 마침내는 집안이 끊기고 만다고 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낡은 부분과 새로운 부분이 한집안에 있는 것을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보며 또한 이질적인 것이 이어져 있다고 해서 양자 상속이라는 연상을 한 것이라 본다. 그러나 이 말은 건축학적으로 보아도 수긍이 가는 이유가 있다.

    첫째, 부분 개축한 건물은 수명이 짧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낡은 재료와 새 재료를 비교해 보면 반드시 그 내구력이나 강도에 차이가 있는데, 강도가 강한 재료와 약한 재료가 조립돼 있는 경우 전체 강도는 약한 쪽의 강도를 따라간다.

    따라서 아무리 견고하게 만들어도 집 전체의 수명은 그만큼 연장되지 않는다. 도리어 낡은 부분에 여분의 부담까지 안고 있기 때문에 수명을 오히려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둘째, 개축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개축은 공사하기가 불편하고 어렵기 때문에 같은 넓이의 신축 공사보다도 시간이 더 걸리고 노력이 더 들며 재료의 낭비도 더 많아진다.

    셋째, 미관을 상하게 한다. 집은 세월 따라 변해 가는데 거기에 새것을 넣으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없어서 겉모양도 사납고 안도 통일된 아늑함을 잃고 만다. 조화와 미관은 집의 생기가 흐르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부분 개조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

    만일 집이 헐어서 상당한 부분을 크게 개축해야만 하게 되었을 경우, 전부를 다시 짓는 것이 더 나을 것인지의 여부를 반드시 검토해 보기를 권한다. 부분 개축은 의외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새로 짓는 경우와 비용 분석을 반드시 해보라는 것이다. 부분 개조를 꼭 해야 하는 경우엔 사전에 안전도 검사를 철저히 하고, 낡은 부분과 새 부분이 접속하는 곳을 충분히 보강해 강도(强度)의 격차를 가능한 한 줄이도록 하며, 외관(外觀)·내장(內裝)의 조화가 어색하지 않게 재료의 선택, 마지막 손질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창원에서 꽤 크게 식당업을 하다가 모든 것을 정리하고 고향인 밀양 모 지역의 노모가 살고 계시는 곳에 부분 개축을 해 여생을 보내려고 하던 분이 결국은 대부분을 헐고 신축을 하는 현장에 초청을 받아 대문 위치·적정한 담의 높이·현관문의 위치·방의 배치 등에 대한 풍수적인 조언과 감결을 한 적이 있었다.

    필자가 방문한 현장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초에는 부분 개축 즉 반조작을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신축을 하게 되었다”고 의뢰인이 말했을 때 그렇게 현명한 결정을 한 의뢰인에 대해 내심 기쁨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곳은 산을 등진 배산임수의 집인데 멀리서 볼 때 주산은 양명(陽明· 햇빛이 많이 비치고 따뜻한 곳)한 곳이 아무리 못 되어도 무해지지(無害之地)는 되는 곳이었다. 고일촌위산, 저일촌위수(高一寸爲山, 低一寸爲水· 한 치만 높아도 산이요, 한 치만 낮아도 물이다)는 전원주택이나 농가주택과 같은 산에 인접한 곳에는 반드시 참고하면 지맥(地脈)을 역행하지 않는 좋은 터가 될 수 있다.

    덧붙이면 의뢰인의 집터는 기(氣)가 드나드는 수구(水口)의 역할을 하는 대문 밖 주변의 모든 물이 명당 앞쪽으로 모여들어 완만하게 흘러서 자손의 부귀가 천추에 달한다는 취면수(聚面水)가 있어서 집의 기운을 더욱더 북돋우게 한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집의 중심에는 연못을 설치하면 안 되며 터에 습기가 많은 곳은 토심이 없어서 거주자의 건강을 해치므로 가능한 한 잔디를 심어 토심을 강화시키고 주변에는 성인 남자의 키보다 더 자라지 않는 나무를 심으면 좋을 것이다.

    토질은 터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박환(剝換)이 제대로 되지 않은 땅은 거주자의 건강을 해롭게 한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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