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마산 양덕초등 `사자소학 강의` 눈길
- 기사입력 : 2003-06-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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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잘하고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성공합니다』, 『인사를 할 때
는 발끝을 보고 머리를 숙이고 남자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얹고 여자는 반
대로 오른손을 왼손 위로 얹고 인사를 해야 합니다』, 『책 공책 연필은 최
고의 보물이므로 소중히 다뤄야 합니다.』
지난 19일 오후 마산 양덕초등학교 한 교실. 태풍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
속에도 학생 30여명이 갓 쓰고 한복 입은 선생님의 사자소학 강의에 듣고
있었다.
선생님의 열띤 강의가 이어지는 동안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바른 자세로
앉아 귀를 기울리는 학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학교는 지난 3월 중순부터 방과후 특기·적성교육으로 3, 4, 5학년생
100여명에게 주 3일간 사자소학 강좌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가 특기적성 교육으로 사자소학을 마련한 것은 우리 사회의 문제
의 가장 큰 원인이 가정교육의 위기 때문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던 옥 교장
이 오래전에 인연을 맺은 청암선생에 강의를 부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옥 교장은 『가정교육과 가정문화가 되살아 냐도록 하려면 사람 됨됨이
를 강조하는 사자소학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청암선생에
게 강의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강의는 단순한 한문공부 보다는 사자소학에 담긴 충효사상 고취
와 가정교육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지고 있다.
수업방식도 독특하게 말 보다는 귀로 듣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어느
정도 귀에 익어야 저절로 입이 터인다는 옛날식 교육방법을 적용한 것이다.
비록 강의를 시작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학생들의 생활태도에 변
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인사하는 태도가 크게 달라졌
으며 친구들 간의 우애도 점차 깊어지고 있다.
유지혜양은 『인사하는 법과 예절 등 예전에 몰랐던 것을 알게 돼 유익하
고 재미 있다』고 말했다.
현재 창원향교 훈장직을 맏고 있는 청암선생은 『우리나라 학교교육이 위
기상황에 처한 것은 영재교육 탓』이라며 『어린 아이들에게 너무 공부 부
담을 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양영석기자 yy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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