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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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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18) 장다리물떼새

핑크빛 롱다리 뽐내며 주남으로 봄소풍

  • 기사입력 : 2024-04-18 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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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가을에 주남저수지 찾아오는 희귀 나그네새
    지난주 송용들녘 논습지서 20여마리 먹이사냥


    새는 계절변화를 알려주는 자연의 시계 같다. 딱 이맘때가 되면 우리나라 습지를 찾는 새가 있다. 바로 오늘 탐조여행의 주인공인 쭉쭉 빵빵 장다리물떼새다. 핑크빛 긴 다리와 빵빵한 몸매가 매력적인 녀석은 봄가을에 적은 수가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나그네새이자 희귀한 여름 철새다.

    장다리물떼새 무리들이 비행하고 있는 모습.
    장다리물떼새 무리들이 비행하고 있는 모습.

    장다리물떼새과 새는 전 세계적으로 10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2종이 관찰되고 있다. 얕은 물에서 동물성 먹이를 잡아먹고 날 때 날갯짓을 비교적 천천히 하며, 긴 다리가 꼬리 뒤로 뚜렷하게 보인다. 깃털 색깔의 계절적 변화가 크지 않고 암수 색깔과 형태는 비슷하다.

    주남저수지를 찾은 장다리물떼새가 핑크색의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으며 먹이를 찾고 있다.
    주남저수지를 찾은 장다리물떼새가 핑크색의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으며 먹이를 찾고 있다.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 겨울 철새들이 대부분 북상하고 모내기를 위해 논에 물을 대자 번식지로 이동하던 장다리물떼새가 이곳을 찾았다. 녀석들은 번식지로 이동하면서 잠시 우리나라에 들러 먹이를 잡아먹고 에너지를 보충한 뒤 다시 비행해 번식지로 이동한다.

    창원시에서 2008년 람사르총회 개최 당시 조성한 논 습지는 이동하는 도요·물떼새의 먹이터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 지난주 주남저수지 송용 들녘에 장다리물떼새 20여 마리가 찾아와 논 습지에서 먹이사냥을 하고 있었다. 핑크색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으며 물고기나 수서곤충의 유충, 갑각류 등을 잡아먹었다.

    주남저수지를 찾은 장다리물떼새가 핑크색의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으며 먹이를 찾고 있다.
    주남저수지를 찾은 장다리물떼새가 핑크색의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으며 먹이를 찾고 있다.

    장다리물떼새는 몸길이가 48~51㎝ 정도이며, 부리는 검은색으로 가늘고 길며, 핑크색 다리는 매우 길어 다른 종과 혼동되지 않는다. 날개는 검은색이고 흰색 아랫면의 대비가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세계적으로 온대와 열대 지방에 폭넓게 분포한다.

    희귀한 나그네새로 알려졌으나, 1990년대 이후 개체수가 증가하여 주남저수지에는 다수의 개체가 찾아와 잠시 머물다가 번식지로 이동한다. 1997년 천수만 간척지에서 처음으로 번식이 확인되었으며 봄가을 우리나라 전국 해안과 습지에 적은 수가 규칙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주남저수지에서는 드물게 월동하는 개체도 만날 수 있다.

    주남저수지를 찾은 장다리물떼새가 핑크색의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으며 먹이를 찾고 있다.
    주남저수지를 찾은 장다리물떼새가 핑크색의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으며 먹이를 찾고 있다.

    최종수(생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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