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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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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발언대] 변수- 조규홍(경제부)

  • 기사입력 : 2024-04-15 19: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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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0년대 우리에게 제7광구를 독자 개발할 기술과 자본력이 있어 석유가 터져나왔다면 우리는 독재에서 탈출해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었을까. 1980년대 3저 호황이 없었다면 우리는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1990년대 말 IMF 구제금융을 받지 않았다면 관치금융, 대기업 문어발식 경영 등을 없앨 수 있었을까. 중국이라는 경제 방파제가 없었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에서 우리는 잘 버틸 수 있었을까. 2010년대 중반에도 중소기업으로 취업하는 인력이 충분했다면 공장 자동화, 4차 산업혁명이 빛을 볼 수 있었을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았다면 K-방산 위상은 어땠을까.

    역사적으로 경제 분야에서 대내외 변수는 항상 있어 왔다. 외부적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고, 기회가 와도 내부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거나 잘 대처하지 못한다면 잠깐의 호재에 그칠 수도 있다. 이런 경제계 대내외 변수에 슬기롭게 대응하는 최종 방향타는 정치가 갖고 있다. 물론 기업의 대응이 기본이 돼야 하겠지만 위기를 줄여주고 기회는 증폭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이 정치적 결정이다.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정책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많이 나왔다. 여야는 각기 심판론을 앞세웠고 정책 경쟁은 뒷전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국민의 선택을 받는 선거에서도 정책이 실종됐는데, 22대 국회가 경제 변수에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하며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의 앞날은 더욱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이에 따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출렁이고 있다. 환율은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미국 대선이라는 커다란 외적 변수가 더해지기에 경제 분야에서도 격동이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독주의 일극체제 균열이 커져 세계 경제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22대 국회는 국가 경제 방향타를 쥔 어깨를 여느 때보다 무겁게 느끼길 바란다. 특히 경제 이슈가 정쟁화되면 현실에서는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정부는 여소야대라는 핑계는 접어두고 그간 실종됐던 협치를 살려야 예정된 경제 변수에라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차기 국회에서 정쟁이 아닌 정치력의 향연이 펼쳐지길 간절히 기대한다.

    조규홍(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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