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2일 (목)
전체메뉴

[늘어나는 여성 폐암] 담배 안 피워도 피할 수는 없다

2022년 여성암 중 사망률 1위… 꾸준한 증가세

  • 기사입력 : 2024-04-08 08:06:20
  •   
  • 간접흡연·미세먼지·요리할 때 연기 등 원인
    기침·가래 등 감기와 비슷해 조기 검진 어려워
    흡연 상관 없이 흉부 CT 통해 정기검사 필요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년 사망 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1위(10만 명당 36.3명)를 차지했다. 보통 간암(19.9명), 대장암(17.9명), 췌장암(14.3명) 등을 생각하기 쉬운데,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흡연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폐암(18.9명)이, 유방암·난소암으로 사망한 여성보다 많았고 그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폐암 조기 검진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폐암도 여느 암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기 발견이 어렵다. 어느 정도 자라서 기관지나 주변의 장기에 영향을 주기 전까지 증상이 없거나 감기와 비슷한 기침과 가래 정도의 증상만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폐암 환자 절반가량은 4기 전이성 폐암 상태이거나 주변 림프절 또는 다른 장기로 전이된 진행암 상태일 때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만약 폐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었다면 침범된 장기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뇌로 전이한 경우 두통, 어지러움, 걸음걸이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뼈로 전이하면 통증과 골절 등이 생길 수 있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이상 폐암은 5년 생존율이 8.9%로 급격히 낮아지는데, 이는 전체 암의 상대 생존율이 평균 70%가 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는 폐암을 조기에 진단하여 생존율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로, 만 54세부터 74세 남녀 중 30갑년(매일 1갑씩 30년, 2갑씩 15년 등 흡연 기간) 이상의 흡연력을 지닌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2년마다 저선량 흉부 CT 촬영을 포함한 국가암검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폐암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으로 크게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뉜다. 폐암의 80~85% 정도는 비소세포암이고 이는 다시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대세포암 등으로 구분된다. 폐암의 가장 큰 유발 원인은 흡연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폐암은 흡연과 연관이 많지만, 소세포암이나 편평상피세포암에 비해 선암은 상대적으로 흡연과 연관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 환자의 약 85%가 현재 또는 과거 흡연자일 정도로, 흡연 시 폐암 발생의 상대위험도는 15~80배까지 증가한다. 따라서 폐암 발생 위험도를 낮추려면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폐암 원인 중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폐암 환자의 35% 정도가 여성이고, 이 중 상당수가 비흡연자 폐암 환자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폐암에 걸리는 이유는 간접흡연과 더불어 유해 물질 흡인, 미세먼지 등과 같은 환경 요인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요리할 때 생기는 유증기도 폐암과 연관이 있을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연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고 환기를 잘해야 한다. 이외에도 폐섬유화나 만성폐쇄성폐질환, 석면폐질환 등 기존에 폐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폐암 진단에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흉부 X-Ray 촬영이다. 폐암의 전체적인 범위를 파악하거나 변화를 볼 때 유용하지만, 폐암의 크기가 적어도 5㎜ 이상은 되어야 보이고 심장 뒤쪽이나 뼈와 겹치는 부위에 병변이 있으면 폐암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고 정확하게 검사를 진행하려면 흉부 CT 촬영이 필요하다. CT는 여러 각도에서 방사선을 투과해 연속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비침습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다. 또한, 흉부 X-Ray에 비해 약 10배 정도 작은 결절도 발견할 수 있을 만큼 흉부 CT는 폐암의 조기 진단에 있어 유용한 검사이다. 최근에는 기존 CT의 방사선량을 6분의 1 이하로 줄인 저선량 흉부 CT를 많이 활용하여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CT를 통해 폐암이 의심되는 부위를 발견했다면 조직 검사를 통한 확진이 필요하다. 조직 검사는 기관지 내시경이나 세침흡입 검사를 통해 이뤄지는데, 두 가지 방법 모두 침습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출혈, 기흉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폐암은 1기부터 4기까지 분류할 수 있다. 1·2기는 기본적으로 수술할 수 있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며, 필요에 따라 항암치료나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3기 폐암의 경우 암의 진행상태에 따라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의 동시요법을 기본으로 하여, 면역항암제, 수술 또는 순차적인 항암치료와 수술 및 방사선치료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치료를 시도한다. 4기 이상 폐암은 완치를 기대하기보다는 항암치료, 고식적 방사선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암의 진행을 막고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치료와 관리 방침을 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술하지 못한다고 해서 치료방침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기존의 항암치료와 달리 정상세포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치료제와, 인체의 면역세포를 이용하여 체내의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키는 면역치료제를 사용하는 항암치료가 많이 연구되고 있을 정도로,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적극 찾아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장 확실한 폐암 예방법은 금연이다. 숨을 쉬지 않으면 살 수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 물질 흡인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본인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금연은 최고의 예방법이다. 이미 담배를 피웠다면 또는 현재 피우고 있다면 적극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으로 완치를 노려볼 수 있다. 특히, 담배 1갑 이상, 30년 이상 흡연자, 금연 15년 미만인 사람, 폐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 유방암과 같은 다른 암을 앓은 여성, 간접흡연이나 석면, 라돈, 카드뮴 등에 자주 노출된 사람 모두 폐암 고위험군에 포함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흉부 CT 검사를 하는 게 좋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호흡기내과 정재완 교수는 “담배를 피우는 나이가 적을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폐암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흡연자라면 지금 당장 끊어야 한다. 최근에는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도 많이 보이고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검진받는 것이 좋다. 요리할 때는 자연 환기와 함께 주방 레인지후드를 켜고, 요리가 끝난 후에는 최소 30분 이상 켜두는 것이 폐암을 예방하는 데 좋다”고 강조했다.

    도움말=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호흡기내과 정재완 교수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