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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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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증후군] 무지개 다리 건넌 나의 가족 댕냥이 보내는 아픔, 보내야 산다

  • 기사입력 : 2024-01-29 08: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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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우던 반려동물 죽음에
    충격으로 상실감 커져
    우울·불안 등 정신적 고통

    피할 수 없는 이별 받아들이고
    시간 걸리지만 삶에 적응 필요
    우울감 지속 땐 전문의 찾아야

    무조건 슬픔 삭이지 말고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과
    감정 공유하면 극복 도움

    ‘애완동물’ 대신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이 일상화되는 요즘이다.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교감하고 더불어 살아가면서 가족이라고 여길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해서다. 삶의 동반자로 여기는 만큼 애정을 쏟고 사랑하던 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보호자는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으로 불리는 엄청난 상실감과 우울증을 겪는다. 커다란 슬픔에 후유증을 앓을 수도 있어 어떻게 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알아본다.

    ◇반려인 1262만명…4가구 중 1가구

    최근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1~2인 가구 비중은 63.2%를 차지했다. 같은 해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반려인은 126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4%에 해당했다.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서는 특히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다’란 질문에 대해 반려가구의 82%가 ‘그렇다’라고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이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고, 이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펫로스 증후군의 정의는 무엇일까? 펫로스 증후군은 자신이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슬픔과 불안, 우울, 대인기피 등 정신적 고통을 겪는 현상을 말한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가볍게 치부하기도 하지만,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식구를 잃은 것과 같은 상실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펫로스증후군의 증상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고통스럽다. 죽음과 그것이 가져오는 감정이 다루기가 결코 쉽지 않은 이유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이란 슬픔에 대처하기 위해 겪을 수 있는 단계를 다섯 가지로 구분해 제시하고 있다. 이 특징은 특정한 순서로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에 빠진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다.

    1단계는 이별에 대한 현실 부정이다. 다른 슬픔의 단계처럼 이 단계는 모든 사람에게 다르고, 건너뛸 수도 있다. 결국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지만, 이 감정을 느끼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정상이란 얘기다. 2단계는 슬픔의 또다른 단계인 분노다. 반려동물이 아니라 자신이나 다른 누군가, 또는 다른 것에 화가 날 수도 있다. 감정을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 배게에 대고 소리를 지르거나, 울거나, 감정을 적거나, 운동을 하는 등 분노를 처리하도록 돕는 게 좋다. 3단계는 이별에 대한 협상이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막기 위해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는지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것과 만약이라는 가정을 두고 감정을 표현하거나 기도를 통해 마음의 준비를 하는 단계다. 4단계는 우울증으로 알려진 슬픔이다. 많이 울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고, 외로움을 느끼고, 먹고 싶지 않는 등의 증상이다. 이 때 감정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그리고 5단계는 수용이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에게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들이 없는 삶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펫로스 증후군 증상과 후유증 심각한데.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의 죽음을 친구나 가족을 잃은 슬픔과 비슷한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생각보다 상실감이 큰 이유는 감정뿐 아니라 자신의 생활도 변화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기 위해 집을 알아보거나,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미래가 완전히 바뀌게 되고, 이에 대한 대처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에서다.

    특히 취업이나 결혼을 한 후 독립한 자녀들 대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중장년층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며 맞는 충격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트레스 가득한 현대인의 외로운 삶에 반려동물이 주는 위로와 안정감은 더 강한 애착관계를 형성하는데, 이 때문에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맞는 충격과 슬픔은 절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반려동물 잃은 충격…슬픔 나눠야

    반려견, 반려묘의 평균 기대수명은 15~20년이다. 사람에 비해 짧은 수명 탓에 반려동물과 이별은 마음의 준비를 채 하기 전에 맞는 경우가 많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가까이 있던 반려동물이 사라졌을 때 오는 상실감은 지극히 당연하다. 때문에 무조건 슬픔을 삭이거나 참기보다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에게 슬픔과 어려움, 죄책감을 털어놓고, 지지와 위로를 받을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을 쓴 이학범 수의사는 “이별 직후 자신의 속도대로 충분히 슬퍼했으면 한다”며 “떠난 동물에게 편지를 쓰거나 글로 마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잘 정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분들과 마음을 많이 나누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경제적으로 여건이 된다면, 장례식을 간소하게 치르거나 묘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이학범 수의사의 조언처럼, 펫로스 치유 모임과 같은 곳에서 고민과 생각, 감정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반려동물을 떠난 보낸 적이 있는 이들과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어떻게 준비할지, 반려동물이 떠난 후의 삶을 어떻게 버틸지, 떠난 반려동물을 어떤 존재로 기억할 것인지 등을 나누면 슬픔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 반려동물을 또 다른 반려동물로 치유하려는 반려인들도 있는데 이는 주의해야 한다. 감정적 치유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충동적으로 입양할 경우, 소홀히 하거나 방치 등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어서다. 여러 방법을 써봤는데도 우울감이 오래 지속된다면 정신과 전문의에게 상담받는 걸 권한다.

    창원한마음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호 교수 “반려동물과의 관계가 깊을수록 더 애정이 깊어져 슬픔을 이겨내기 힘들 수가 있다”며 “너무 고통스러울 경우, 전문의 상담과 함께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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