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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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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신학기 교복- 김정민(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4-01-17 19: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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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민(사회부장)
    김정민(사회부장)

    신학기를 앞두고 교복 구매가 한창이다. 학생 신분을 자연스럽게 표시해 주는 교복은 1411년 성균관의 청금복이 원조다. 근대 교복은 이화학당 설립 초기인 1886년 여학생들에게 입힌 붉은 면치마 저고리가, 남학생은 1897년 배재학당의 검정 양복식 당복이 시작이다. 근대 교복은 갑오개혁으로 신분을 막론하고 능력이 있으면 누구나 학교에 진학해 학생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탄생했다.

    ▼교복은 학생들이 입는 옷이지만, 시대 상황에 따라 달라졌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군부 독재 시기,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정부나 학교장 재량으로 제정되거나 폐지되고, 다시 권장됐다. 전시복으로 등장했다가 획일화된 교복으로, 사복에서 다시금 학교별 자율 교복으로 변경됐다. 그러다 교복값 거품 논란에 공동 구매가 등장했고, 교복 표준 디자인제 추진 후 지금의 편안한 교복 정책으로 바뀌었다.

    ▼교복을 둘러싼 논쟁은 올해도 여전하다. 학생들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교복 지원금이 도입됐지만, 추가 금액이 더 들어가는 데다 교복에만 지원을 한정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편안한 교복 정책에 따라 재킷과 셔츠(블라우스), 넥타이 등 빳빳한 소재로 다소 불편한 교복 대신 생활복이나 체육복을 입고 등교하는 게 흔한 풍경이 되면서 지원되는 정책이 현장과 괴리가 크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친 졸업생들의 교복은 새것과 다름없이 깨끗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교복을 물려받아 몇몇 품목만 따로 구입하려고 하면, 공동 구매 가격이 적용되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교복 전 품목을 구매하는 실정이다. 체육복 지원금이 학생과 학부모의 추가 부담을 덜어주지만, 폐기되는 교복이 수두룩한 데다 정작 자주 입지도 않는 교복에 지원금이 들어가면서 예산 낭비 아니냐는 탄식이 들려온다. 교복 지원 정책이 답답하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정민(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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