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촉석루] 이로운 만남- 정성화(남해군 창선면 부면장)

  • 기사입력 : 2024-01-17 19:14:33
  •   

  • 지지난해 일탈 경험이 있다. 보통 우리 세대는 거절하지 못해 불편한 상황에도 관계를 유지하고자 애쓰며, 지혜롭지 못해 결점은 숨기려 애쓰고 살았다. 필자도 과도한 솔직함이 지나치지 않도록 애쓰며, 단호하게 거르지 못해 소비적인 만남이 됨됨이인 양 고스란히 남으로 살았다.

    오랫동안 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마음만 소리쳤다. 그러던 차 뜻밖에 묵시적 열 달 교육의 기회를 얻었다. 잠시 공무(公務)에서 벗어난 엄밀한 일탈이었다. 다소 늦었지만 매일 걸어 10분이면 널찍했던 출근길은 자동차로 왕복 2시간이나 걸렸고, 풋풋한 스무 살이 되어 규칙적인 수업을 받았다. 그렇게 칠십 명이 같은 마음가짐으로 선택한 교육도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새로운 만남이 되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다만 ‘나이가 들어도 가슴 뭉클한 삶을 살아라.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건 작열한 태양이 아니라 여물어 가는 석양이다’라는 어느 시인의 글귀가 힘이 되어 내 방식대로 간결하게 살아보기로 맘먹었던 기억이 스친다.

    우리의 삶은 만남과 헤어짐, 기억하고 잊기를 반복하며 산다. 당연한 듯 엄밀한 일탈마저도 만남에 만남의 꼬리를 물고 이어진 격이 되었다.

    필자는 기성세대로 MZ(Millennial&Zoomer)세대와 알파세대인 후배와 종종 일하는 방식의 불일치를 경험한다. 흔히 주변에서 가치관의 차이와 세대 간 소통 및 이해 부족으로 회자되는 만남이기도 하다. 다른 시대를 살았으니 관점이 다를 뿐이라고 방어도 해보지만 어쩔 수 없는 꼰대가 되고 만다.

    같은 시간을 품고 넓은 세상 빈틈을 채우는 관계에서 비생산적인 인간관계를 정리하기도 쉽지 않다. 사람을 가려서 사귀는 것 또한 무지 어렵다.

    그렇다면 관계 정리를 체념하고 차라리 누군가가 힘들 때 진심으로 들어주고 곁에 있어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선을 지키는 것이 이롭지 않을까! 요즘 젊은 세대들의 간결하고 단순한 삶을 부러워하며 불편한 만남보다 이로운 만남이 유일하다는 오늘 생각이다.

    정성화(남해군 창선면 부면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