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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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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직업- 강희정(편집부장)

  • 기사입력 : 2024-01-16 19: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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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를 낳고 5년은 더 다닐 수 있을까 했던 일이 5년을 넘고 10년을 넘어 20년차를 맞았다. 꿈을 가지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하고 싶은 일도 아니었다. 취업 당시 주어진 환경에 맞춰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 취업만이 살 길이었던 20대 때도, 사회생활에 적응해 관성으로 출퇴근하던 30대 때도, 가정을 책임지는 일원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일을 이어가는 40대인 지금도 일을 하는 이유, 일을 하는 목적, 그래서 어떤 의미와 보람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

    ▼2021년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가 한국을 포함한 17개국 성인을 대상으로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가치’에 대해 물어봤다. 응답 결과 2위가 직업이었다. 1위는 가족과 아이, 3위는 건강과 돈이다. 그러나 한국은 직업적 성취가 6위에 불과했다. 물질적 풍요(돈), 건강, 가족, 자유, 사회 다음이다. 직업이 한국에서는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근원적 가치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우리는 하루 절반가량의 시간을 직장을 위해 소비한다. 적성과 흥미를 고려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로 직업을 갖고 있다면 최고의 선택이다. 그럼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 선택한 직업은 문제가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직업을 선택하고 참고 버티며 살아간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에서 시작해 ‘돈 때문에 버티는 거지 뭐’로 끝나는 직장인들의 무한궤도 같은 대화와 함께.

    ▼하고 있는 일에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일의 가치를 찾는 것도 힘들다. 바꿔 말해 일이 불행하면 내 하루가, 내 인생이 불행해진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타고난 소질과 환경을 바탕으로 스스로 선택한 일에서 성과를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꿈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누구에게나 딱 맞는 직업은 없는 듯하다. 스스로 다독이고 의미를 찾으며 맞춰 나가는 것일 뿐.

    강희정(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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