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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어른- 조고운(디지털 뉴스부장)

  • 기사입력 : 2024-01-15 19: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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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단히 화가 난 아이가 묻는다. 왜 어른들은 밤늦도록 안 자면서 아이들에게만 일찍 자라고 하는지, 왜 목욕시간을 어른 마음대로 정해 버리는 것인지, 왜 동생이 잘못해도 내가 혼나는 것인지. 아빠가 답한다. 성탄절을 앞두고 산타가 조사원을 보내기 때문에 일찍 자야 하고, 빨리 안 씻으면 목욕탕에 수상한 생물이 나타나고, 왕자님이 동생을 위해 대신 혼이 나는 누나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아빠의 황당하고 정성스런 해명을 듣던 아이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휴우…어른들도 참 힘들겠어요.” 요시타케 신스케의 그림책 ‘불만이 있어요’의 장면이다.

    ▼어른의 사전적 의미는 ‘다 자란 사람,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한 집단에서 경륜이 많아 존경을 받는 사람, 민법상 19세 이상 성인’을 뜻한다. 그 어원을 찾아보면 남녀간의 결합인 결혼을 뜻하는 ‘얼운’이라고도 하고, 정신의 줏대를 뜻하는 ‘얼’에서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특이한 점은 존경을 나타내는 어미 ‘-시’가 더해져 ‘어르신’으로 표현되는 유일한 명사라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어른이 되지만, 현대사회엔 어른을 기피하는 성인들이 늘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서 2030의 절반 이상이 자신을 어른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어른의 정의도 나이가 아닌 배려심 등의 태도라고 답했다. 이들은 ‘어쩌다 어른’이란 표현에 공감하고, ‘피터팬 증후군’을 앓기도 한다. 그렇지만 세상 모든 아이들에겐 스무 살 이상은 다 어른이다. 적어도 아이에겐 어른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어른이 돼야 할까’를 질문하는 것은 ‘어떤 사람이 돼야 할까’라는 고민과 맥을 같이 한다. 그림책 속 아빠와 같이 상대를 배려하는 시선과 태도를 갖춘 어른이 되고 싶다. 또한 ‘국민 아저씨’로 불렸던 한 배우의 드라마 대사를 되새기며 무슨 일이 있어도 외력보다 강한 내력으로 인생을 잘 버틸 수 있길 바라본다. 올해의 꿈이다.

    조고운(디지털 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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