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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문화예술- 석수근((사)경남메세나협회 전무)

  • 기사입력 : 2024-01-08 19: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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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세나의 대표 사례로 흔히 15~17세기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메디치(Medici) 가문의 예술가 후원을 꼽는다. 메디치가는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티첼리 등을 후원하며 르네상스 미술을 꽃피게 한 후원자로 명성이 높다. 메디치 가문이 없었다면 시스티나 성당 천장의 ‘천지창조’, 세기의 명작 ‘모나리자’, ‘비너스의 탄생’과 같은 작품들이 출현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공연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메디치 가문의 마지막 상속녀였던 안나 마리아 루이자 드 메디치는 메디치 가문이 200여 년간 예술가들의 미술품 제작을 후원하며 수집해 온 2500여 점의 작품들을 토스카나 대공국에 기증했다. 이때 그녀는 그 어떤 경우에도 미술품이 피렌체 밖으로 반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넣었다. 새로운 권력에 의해 컬렉션이 해체되는 것을 막은 것이다. 당시 기증한 예술품들은 현재 피렌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이 미술관은 이탈리아에서 방문객 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문화적 가치뿐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높은 미술관으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광산 개발로 큰 성공을 거둔 구겐하임 가문은 스러져가던 스페인의 소도시 빌바오를 예술의 도시로 탈바꿈하게 한 일등 공신이다. “심장이 피를 인체에 흘려보내듯 부자는 사회 곳곳에 돈을 흘려보내야 한다”는 신념으로 솔로몬 재단을 설립, 미술관 설립을 통해 현대미술의 진흥을 꾀했다. 빌바오는 한때 철강 산업이 발달했던 곳이지만 산업환경이 바뀌면서 급격히 쇠락했는데, 구겐하임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도시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관광도시로 탈바꿈했다.

    메디치와 구겐하임 가문의 경우는 성공적인 메세나 활동 사례임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도시에 대한 유의미한 시사점을 던진다. 잘 가꾸어진 문화, 예술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을 유입시켜 활기를 되찾게 한다. 또한 지역민의 삶의 질과 정체성과 그리고 자긍심까지 고취시킬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지방 소멸의 시대, 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지역의 번영과 발전의 열쇠라는 점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하겠다.

    석수근((사)경남메세나협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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