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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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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작심삼일이란 특권을 지키자- 정성화(남해군 창선면 부면장)

  • 기사입력 : 2024-01-03 19: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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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새해가 밝은 지 사흘이 지났다. 장엄하게 떠오르던 갑진년 첫날 첫해를 보면서 마음 밭에 심었던 다짐들이 느슨해지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어떤 단단히 먹은 마음도 사흘을 넘기기 어렵다는 속담, 작심삼일(作心三日)을 소환하는 오늘이다.

    해마다 12월이면 사람들은 지나온 일 년을 반성하는 시간을 갖곤 한다. 혹자는 연초에 계획했던 일을 이루어 만족하고, 혹자는 계획을 이루지 못해 아쉬운 마음을 갖는다. 필자 역시 예외는 아니다. 돌아보면 뒷심 부족 또는 게으름 때문에 못다 이룬 일들이 많다. 해가 바뀌면 실패한 계획들을 다시 편집해서 줄 세우고 새로운 다짐처럼 작심하는 버릇, 이 민망한 버릇을 나는 지금도 보물처럼 껴안고 산다.

    우리 지역에는 300여 명의 노인으로 구성된 컴퓨터동호회가 있다. 구성 멤버는 오롯이 육칠십 년을 아날로그 감성으로 살아오신 분들이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디지털 배움터’라는 컴퓨터 공부방을 통해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 회원 대부분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배움터로 출근했던 분들로, 몇몇 분은 컴퓨터를 다루는 기능이 우수하다. 정보화 관련 각종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분들도 많다. 배움에 대한 꾸준함과 열정을 가진 분들의 포기를 모르는 꿈 때문에 얻은 결과였다. 이것은 컴퓨터를 배울 때마다 자기만 모르는 것 같아 포기하려고 했던 분들이, 하려고 했던 ‘포기’를 ‘포기’하는 일, 즉 중단 없는 작심삼일을 지속 실천했기에 가능했던 결과물 아니겠는가?

    다음 자료를 보면 작심삼일도 건강해야 누릴 수 있는 인간의 특권이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국가통계포털 ‘2022년 장래 기대수명 분석’에 의하면, 사람의 기대수명은 2053년 남자 87세, 여자 91세로 조사됐다. 아울러 혼자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응답한 어르신은 76.9%에 달했다. 이를 역설적으로 해석해 보면 우리 인간은 90세까지 작심삼일이 가능한데 그중 76.9%만이 그 특권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향후 기대수명 90세를 준비하는 경남도민들은 올 한 해 치매 없는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라도 ‘작심삼일’이란 인간만의 특권을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성화(남해군 창선면 부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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