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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05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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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경남의 건축물 기행] 우리 동네 갤러리

작품에 의한 작품을 위한… 동네에 숨어있는 작은 미술관

  • 기사입력 : 2023-11-09 21: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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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은 전국적으로 축제의 계절이다. 비단 전국뿐만 아니라 경남의 18개 지자체에서도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축제가 활발하게 진행된다. 이런 축제에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으로 경상남도 전체가 분주하다. 진주시는 72년 전통을 자랑하는 개천예술제와 남강을 빛으로 수놓는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열었다. 또 지역의 관광과 특산물을 홍보하는 함양의 산삼축제, 산청의 한방약초축제 등이 있고, 전통문화를 주제로 하는 김해 분청도자기축제, 창녕 비사벌문화제가 있는가 하면, 자연환경을 주제로 하는 창원 마산국화축제, 거제 섬꽃축제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채로운 경남을 구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축제는 시간이나 장소의 제한이 있어 시간을 맞춰 그 지역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축제의 내용 또한 일부 겹치는 경우도 있다. 보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우리 동네 주변에서 걸어서 혹은 20분 정도의 차량 이동으로 즐길 수 있는 동네 갤러리가 있으면 더욱 풍성한 일상이 되리라 기대한다. 필자는 이런 이유로 동네 갤러리를 찾아보고 소개할까 한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 전시 가능한 공간
    작품 돋보이게 하는 벽면·조명 등 눈길
    낮은 창으로는 외부 정원의 들꽃 감상
    중정 열면 작은음악회·강연장으로 변신


    창원시 성산구 가로수길에 위치한 한 갤러리 전경./하동열 건축사/
    창원시 성산구 가로수길에 위치한 한 갤러리 전경./하동열 건축사/

    경남 일원을 찬찬히 살펴보면 각 지자체별로 문화회관, 아트홀, 시립미술관들을 찾을 수 있다. 진주의 경남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합천, 함양, 함안, 사천, 거제문화예술회관이 있고, 이름은 다르지만 비슷한 기능을 담당하는 지역 문화 관련 건축물들이 있다. 창원 성산아트홀, 마산 3.15아트센터, 동남아트센터, 신어아트센터, 밀양아리랑 아트센터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러한 건축물도 마음먹고 가지 않으면 방문하기 어려운 장소로 기억된다. 하지만 동네에 있는 작은 갤러리는 언제나 부담 없이 가벼운 걸음으로 방문하여 따뜻한 차 한잔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출입문에서 보는 내부 전경./하동열 건축사/
    출입문에서 보는 내부 전경./하동열 건축사/

    먼저 우리 일상에서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등 다양하게 쓰이는 단어를 정리해 보면, 미술관과 박물관은 미술박물관의 약칭으로, 회화·조각·공예품 등의 문화유산을 수집하여 감상·계몽·연구를 위해 전시하는 곳이다. 그리스 예술의 여신 무사이의 신전인 무세이온(mouseion)이 어원이며, 고대의 유명한 박물관으로는 BC 280년 프톨레마이오스 2세가 완성한 무세이온이지만 미술박물관이 조직된 것은 18세기의 일이다. (출처:두산백과사전) 미술관과 박물관은 영문으로 museum으로 표기되는데 미술관은 특히 art를 붙여 art museum이라고 표현한다. 다만 우리나라는 전시물품의 내용에 따라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구분하여 사용한다.

    이와 비슷한 갤러리의 어원은 사원, 교회 등의 측랑 위층의 복도에서 유래되어 실내 중정 주위에 둘러친 복도 부분이다. 건물의 외부 바깥 벽체에 돌려친 회랑, 화랑, 미술품 전시 장소를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 뮤지엄(museum)과 갤러리(gallery)의 차이는 미술품을 사고팔 수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된다. 뮤지엄(museum)은 대부분 공공건축물로 공공에게 대규모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제공하는 목적이라면, 갤러리(gallery)는 지극히 개인적인 화랑으로 미술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갤러리는 우리 주위 가까이 있어 가볍게 자주 방문하여 여가를 즐길 수 있다.

    필자는 설계와 시공에 참여한 창원 성산구 한 갤러리를 소개할까 한다. 이곳은 창원 가로수길 시작점에 위치하고 14년 전 오픈하여 가로수길의 탄생에 기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축주는 지역 문화예술인과 깊은 인연이 있고 본인이 들꽃을 주제로 하는 도자기작품을 만드는 작가이기도 해서 갤러리형 카페가 만들어졌다.

    전면도로에서 3m를 이격해야 하는 건축법에 따라 자연스럽게 앞마당이 만들어져 다양한 들꽃으로 꾸며진 정원이 손님을 맞이한다. 내부에 들어서면 노출콘크리트 벽면에 들꽃도자기와 그림이 전시장처럼 전시되어 있다. 건축주의 지역 예술가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매월 전시되는 그림이 바뀌는데, 이는 건축주가 지역의 예술가들에게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팔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갤러리를 여는 첫 순간부터 이 프로그램은 여전히 이어져 오고 있다. 오히려 매번 그림이 바뀌면서 갤러리 내부 분위기도 바뀌는 장점도 있는 듯하다.

    내부는 중정을 통해 전후면 공간을 하나로 연결하고 공간의 확장 사용을 가능하게 하여 또 다른 풍경을 만든다. 건물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한정적이라 그 외 공간은 외부공간으로 활용한다. 어쩌면 버려질 수 있는 외부공간을 중정이라는 해법으로 오롯이 건물의 것으로 활용하는 장점을 보이며, 이는 정원으로 뿐만 아니라 외부에 전시도 가능한 구조이다.

    벽은 과도한 장식이나 조명을 지양하고 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배경이 되도록 노출콘크리트와 이동식 개별조명으로 구성된 장치다. 갤러리는 전시품이 주인이 되어 돋보이도록 하여 그림이 주는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한다.

    낮은 창은 외부공간에서 키우는 들꽃을 바라볼 수 있는 높이로 설정하여 차를 마시는 테이블에서도 바로 옆 들꽃을 감상할 수 있다. 이는 건축물의 이격거리로 버려지는 외부공간을 이용하여 전시하는 픽처레스크식(picturesque) 방법으로 대지의 전체를 전시와 관련지어 설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벽, 테이블, 전시장 등을 통하여 회화와 같은 벽면전시뿐 아니라 부조, 공예품도 전시가 가능하다. 특이한 점은 갤러리의 중정을 전부 열어 작은 음악회나 강연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작은 공간이지만 건축주의 의지에 따라 지역에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장소로 사용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네가 살기 좋은 동네가 되려면 많은 요소들이 만족해야 하지만 그중 필자가 생각하는 좋은 동네는 가까이 문화콘텐츠가 있는 동네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격식이 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나들이도 좋지만, 때로는 우리 동네 작은 전시장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 또한 문화생활의 작은 부분이다.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우리 동네를 풍요로운 동네로 만들 것이다. 우리 가까이에는 이와 비슷한 갤러리가 많다. 다만 우리가 찾아보지 않아서 모를 뿐이다. 가을의 길목에서 작은 전시장을 둘러보는 여유를 찾고 우리 동네 좋은 장소를 찾아보길 바란다.

    건축사사무소 시토 하동열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시토 하동열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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