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6일 (월)
전체메뉴

[성산칼럼]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 : 핵융합 발전- 송환빈((주)플라즈마홀딩스 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23-09-20 19:43:54
  •   

  •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는 에너지 생산, 소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은 지구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확보해야 하는 긴급한 필요성에 의해 주도된다.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정점에는 온실가스 배출, 장수명 방사성 폐기물, 원자력 사고의 위험이 없는 핵융합에너지가 있다.

    1950년대부터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핵융합을 상용 에너지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오늘날 가장 발전된 핵융합 실험은 극도로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수소 동위원소 플라즈마를 유지하는 도넛 모양의 자기장 가둠 장치인 토카막이라는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현재 진행 중인 가장 야심찬 핵융합 프로젝트 중 하나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 일본, 인도 등 7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 협력체인 국제핵융합실험로(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ITER)이다.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ITER는 대규모 핵융합 발전 생산의 타당성을 입증하고 상업용 핵융합로 개발의 길을 닦기 위해 설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인 핵융합실험장치인 케이스타(KSTAR)가 있다. 2007년 가동을 시작한 KSTAR는 2018년 1억도의 초고온 플라스마 1.5초 유지를 시작으로, 조금씩 시간을 늘려 2021년 11월 세계 최초로 30초 유지 기록을 세웠다. 올 연말까지 1억도 50초 목표를 달성하고, 2026년에는 300초 목표 도달 일정으로 현재 토카막 내부 텅스텐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억도 플라스마 300초 유지는 핵융합발전의 선결 조건으로, 300초 동안 1억도의 초고온을 유지할 수 있다면 핵융합로를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

    많은 국가들이 핵융합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식을 취해왔지만, 민관 협력을 통해 최근의 과학적 성과를 글로벌 청정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엄청난 기술 및 자금 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커지고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이스라엘, 호주, 뉴질랜드, 일본, 중국 등이 핵융합 스타트업을 최소 1개 이상 보유한 국가다. 민간 핵융합 산업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세계핵융합산업협회(Fusion Industry Association)에 따르면 전 세계 43개 핵융합 기업 중 25개 기업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해당 부문에서 조달한 민간 투자의 80%가 미국 기반 기업이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핵융합 스타트업이 없다. 핵융합 스타트업들은 ITER의 주요 걸림돌이 과학이나 기술 자체가 아니라 회원국의 관료제를 조정하고 정부로부터 충분한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군살 없는 체계적인 구조와 민간 자금 출처를 갖춘 스타트업이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핵융합 에너지의 성공적인 개발은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과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우는 데 심오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핵융합발전소는 풍력 및 태양열과 같은 간헐적인 재생 가능 에너지원을 보완하여 거의 무한한 청정 기저부하 전력 공급을 제공할 수 있다. 물론 핵융합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가까운 미래에 다른 모든 형태의 에너지를 대체할 가능성도 없다. 차세대 에너지 패러다임은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의 다양한 혼합으로 정의될 것이며, 이러한 전환에서 핵융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개발 노력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판도를 바꾸는 에너지원으로서의 핵융합의 가능성이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 핵융합 발전의 성공적인 실현은 기후 변화와 에너지 안보라는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인류 발전과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송환빈((주)플라즈마홀딩스 연구소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