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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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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페어플레이- 구민재(마산대학교 평생교육원장)

  • 기사입력 : 2023-09-06 19: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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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정당당한 승부를 페어플레이(fair play)라 한다. 16세기 영국의 상류층에서 유행되던 사교로서의 스포츠 매너에서 유래되어 오늘날 일상에서는 ‘공정한 행동’,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 ‘진실과 성실의 정신’으로 표현되고 있다. 패배한 선수라도 페어플레이 하게 되면 환영받고, 경기력이 우수하더라도 더티플레이를 하게 되면 비난받는 것이 우리의 정서이다. 하지만 요즘 사회는 더티플레이, 불공정이 너무 많다. 입시, 취업, 사교육, 성별, 부동산, 노동,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대화 속 ‘진짜’란 단어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어린아이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습관적으로 ‘진짜’라는 의문사 또는 감탄사가 붙는다. 하루에 몇 번이나 진짜라는 말을 듣고 사용하는지. 이런 현상이 무의식적으로 사회적 불신을 초래할까 걱정된다.

    최근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부각된 ‘묻지마 폭행’은 무고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범한다. 최근 발생한 사건으로 7월 21일 신림역에서 30대 남성이 무작위로 칼부림을 일으켜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하였으며, 8월 13일 서울 강남구에서 40대 남성이 일면식 없는 30대 여성을 칼로 찔러 사망하게 했다. 8월 21일 부산 동래구에서 20대 남성이 지나가던 10대 여학생을 흉기로 찔러 중태에 빠뜨렸다. 9월 1일 경기도 의왕시에서 30대 남성이 같은 동에 사는 20대 여성을 엘리베이터에서 폭행하여 피해자는 눈과 코가 부러지고, 입술이 찢어지는 등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다. 이 외에도 여러 흉기 난동과 살인 예고가 발생하면서 국민의 불안과 분노가 커진 상황이다.

    묻지마 폭행의 유형은 무방비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피습으로 피해자가 받는 충격은 더 크고 대처할 방법도 전혀 없다. 그냥 그 순간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받아야 할 고통은 너무나 가혹하다. 신고하고 치료 받는다고 그 상처가 치유될 것인가? 피해자의 물리적, 정신적, 감정적 피해는 가족 전체는 물론 지역사회의 평온을 크게 저해하여 그 피해가 피해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불행을 초래한다.

    더 대범해지고 잦아지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사기를 당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사기꾼을 만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내 몸을 보호하는 호신술 중 가장 좋은 방법은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 것인데,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순 없다. 전문가는 예상치 못한 폭행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주위를 살피는 것이라 강조한다. 휴대전화 등으로 한 곳에 집중하다가 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면 미리 피할 수 없다. 항상 주위를 살피고 가능하면 안전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밤에 혼자 이동할 때는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길거리에서 위험한 상황을 느낄 때 주변에 있는 상점, 은행, 주유소 등과 같은 곳으로 들어가 보호받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몸을 피하고, 폭력적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도록 평정하고 자제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불신과 불공정의 사회에서 꿈이 없는 사람들이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자포자기하고 현실 불만, 정신 질환, 마약 등이 범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해자 대부분은 사회성이 낮고 오랜 기간 집에 틀어박혀 사회와의 접촉을 극단적으로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원천적으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시스템에 의한 치안 강국을 정립하고 지속적 경제 성장으로 빈부의 격차를 줄여야 할 것이다. 공정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소외나 빈곤 등 사회적 불평등을 없애고 노력하면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의 계층 이동 사다리를 통해 페어플레이한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구민재(마산대학교 평생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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