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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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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차상호(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3-08-22 20: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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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리즘’ 때문이었을까?

    최근 유난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영화 ‘오펜하이머’에 대한 이야기와 영상을 자주 접하게 된다. 영화의 원작이 된 책이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다.

    물리학자인 오펜하이머는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연구소장을 맡은 이였다. 영화에는 명성에서나 연기력에서나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아니 실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수많은 과학자는 노벨상 수상자가 즐비한 그야말로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이었다.

    과학자들이란 자부심도 강할 테지만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수많은 토론을 해야 할 테니 그들을 하나로 묶고 또 하나의 정해진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들을 아우르는 오펜하이머의 리더십에 대한 조명 그리고 원자폭탄이라는 인류에게 있어 어쩌면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어마어마한 발명에 대한 상념과 번뇌를 깊이 있게 다룬 영화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스포일러’ 가득한 영화 리뷰도 많고, 오펜하이머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 혹은 어려울 수 있는 영화를 조금은 이해하기 쉽도록 돕는 영상도 많다.

    물론 역사 그 자체가 스포일러다.

    독일에서 핵분열에 관한 연구를 통해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폭탄 제조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히틀러에게 그런 폭탄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는 과학자들이 당시 과학계에 유명인사이자 영향력이 컸던 아인슈타인의 동의를 얻어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된다. 그렇게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맨해튼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유럽 전선에 집중하던 미국은 선전포고도 없이 본토(하와이)가 공격당하자 본격적으로 일본과의 전쟁에 나섰고 태평양 전쟁이 시작됐다. 개전 초기만 해도 항공모함 전력을 포함한 해군력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미국은 태평양의 작은 섬 ‘과달카날’에서의 승리 그리고 일본 해군의 항공모함 4척을 일거에 침몰시킨 ‘미드웨이 해전’을 통해 열세를 만회했다. 그러나 일본이 점령한 남태평양의 섬을 탈환하는 과정에 수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미국은 전략폭격기를 이용한 공습을 위해 괌과 사이판, 이오시마, 오키나와 등을 차례차례 점령했지만, 일본 본토에 상륙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희생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도쿄 대공습’이라 일컫는 B-29를 이용한 폭격을 통해 일본에서도 큰 피해가 있었지만, 전쟁을 일으킨 일본 군부는 항전을 고집했다.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와 대만 사람들까지 포함한 이른바 ‘1억 총 옥쇄’를 들먹이며 결사 항전의 의지를 보이자 미국은 그동안의 피해와 앞으로 있을 피해를 감안해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하게 된다. 물론 소련의 남하 역시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하게 된 원인이 됐을 것이다. 그때까지 개발한 폭탄은 단 3발이었다. 한 발은 인류 최초의 핵실험인 트리니티 실험 때 사용했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이 당시 미국이 가진 전부였다고 한다. 1945년 최초 원자폭탄 투하(8월 6일) 이후에도 일본은 무반응이었고, 두 번째 투하(8월 9일) 이후에도 곧바로 항복을 선언하지 않았다.

    원자폭탄 개발은 원자력 발전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전 세계적인 핵폭탄과 수소폭탄은 과연 평화를 보장해줄 수 있는 것인가. 원자력 발전은 선이기만 한 것일까.

    이런 사이 일본은 24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발표했다.

    차상호(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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