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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막말 갈등’ 장기화로 의령 이미지 실추- 김명현(함안의령합천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8-15 19: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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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령군의회 일부 의원들이 공무원들에게 한 막말 등에 대한 사과를 거부해 공무원노조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장기화되면서 군민들이 지역 이미지 실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의령군의회 김규찬 의장과 오민자 의원은 지난 6월 초 의회에서 동산공원묘원 성토사건과 관련한 원상복구 명령 이행 과정에서 환경과 공무원들에게 반말과 막말, 인격모독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시 상황을 녹음한 공무원들이 6월 15일 공노조 의령군지부에 녹취록을 제시하면서 드러났다. 공노조 의령군지부는 김 의장과 오 의원을 만나 사과를 요구했으나 여의치 않자 6월 23일 공식적으로 사과요구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사과요구서가 반환되면서 사태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공노조 의령군지부는 두 의원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두 의원은 사과는커녕 오히려 이를 반박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정면 대응에 나서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이후 공노조 경남본부가 의령군지부를 적극 지원하기로 하면서 공노조 경남본부와 두 의원의 싸움으로 확전됐다. 공노조 경남본부와 의령군지부는 의원들의 막말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군청사 주변에 게재하고 1인 시위, 조합원 서명운동 등으로 강경 대응하고 있다. 특히 공노조 의령군지부가 지난 1일 막말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전 조합원·직원 서명지를 김규찬 의장에게 전달하려고 했으나 김 의장이 거부하면서 갈등이 더욱 깊어졌다. 공노조는 김 의장과의 면담을 공식 요청했으나 면담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노조 경남본부와 의령군지부는 대화가 쉽지 않다고 보고 두 의원의 막말 실태를 군민들에게 알리는 거리선전전을 지난 3일부터 시작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노조 경남본부는 지난 8일에도 거리선전전을 진행했고 오는 23일과 28일에도 거리 선전전을 진행한다. 공노조 의령군지부도 오는 18일과 9월 중에 ‘빨리 사과해’라는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노조 경남본부는 시군지부별로 의령군지부를 지원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다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제3의 인물이 공노조 의령군지부장을 고발하고 군청 공무원들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단 차량 두 대가 군청사 앞 주차장에 장기 주차되면서 공무원들은 물론 업무로 군청을 찾는 군민들의 눈살까지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 공무원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화환들이 의회청사 앞에 장기간 자리를 지키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양측이 좁은 군청사 주변에 서로를 비판하는 현수막과 화환 등을 장기간 방치하고 1인시위와 확성기를 동원한 차량시위를 계속하는 등 강대강 대치를 지속하면서 군민들은 물론 외지인들도 걱정과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군민들은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의회의 비협조와 군청 공무원들의 의회 불신으로 군정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런 걱정은 의령군과 의회에 대한 군민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양측 모두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특히 심각한 소멸위기에 내몰린 의령군이 군청 공무원과 의회가 혼연일체가 돼 위기 극복에 나서기보다 갈등과 반목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에 깊은 우려를 보내고 있다. 이제는 의령의 미래를 걱정하는 인사들이 중재에 나서고 갈등의 당사자들도 한 발씩 양보해 ‘출구 전략’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김명현(함안의령합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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