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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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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변비, 원인 파악이 먼저

진수신 (창원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 기사입력 : 2023-07-31 08: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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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비는 소화과정에서 발생한 해로운 노폐물들이 배출되지 못하고 대장 속에 오랜 기간 머무는 상태를 말한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연령에 비례하여 유병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최근에는 식단을 비롯해 컴퓨터나 스마트폰 게임 등으로 배변 습관이 불규칙해진 아이들에게서도 변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변비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겪는 흔한 증상이지만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고통이다.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거나, 굳은 변을 보거나, 불완전한 배변감, 항문 폐쇄감, 그리고 배변을 돕기 위한 별도의 처치가 필요한 경우, 일주일에 3회 미만의 배변 등 6개 기준 중 최소 2가지 이상에 해당하면서 과민대장증후군의 진단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을 때 변비라 정의할 수 있다. 과민대장증후군은 변비와 정반대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변비형 과민대장증후군’도 있다. 변비와 변비형 과민대장증후군의 차이는 ‘복통’에 있는데, 과민대장증후군은 복통을 수반하고 변을 본 후에 바로 호전되는 것이 특징이다.

    변비는 대부분 특정 질환 없이 발생하는 ‘기능성 변비’가 많다. 이 경우에는 약제와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질환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는 ‘기질적 변비’의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다양한 질환에 의해 변비가 발생할 수 있는데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증, 고칼슘혈증 등의 대사 질환이나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척수질환 등의 신경계 질환, 일부 근육병이나 암 등이 있다.

    특히 대장암은 변비와 아주 밀접하다. 변비가 대장암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라 할 수는 없지만 변비로 인해 노폐물, 발암물질에 장 점막이 장기간 노출되면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대장암으로 인해 장의 연동운동이 더뎌지면 변비를 직접적으로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변비와 함께 체중감소, 직장 출혈, 빈혈이 동반된 경우, 특히 40세 이상이라면 치료가 필요한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도록 대장내시경을 꼭 시행해야 한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기능성 변비라도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절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생활습관의 개선 없이 무작정 약에만 의존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변비는 되도록 인스턴트 식품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 섭취를 늘리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는 등 식이요법,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개선에 도움이 된다. 또한 변의를 참지 말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 초등학교 입학 등 갑자기 바뀐 환경이나 심리적 압박에 의해 변비를 겪을 수 있는데 이 시기에는 부모의 관심과 세심한 생활지도가 더욱 중요하다.

    진수신 (창원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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