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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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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교육조차 진영논리로 갈리니…- 오인태(남정초등학교 교장·교육학 박사)

  • 기사입력 : 2023-07-30 19: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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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상이 복잡다기할수록 본질을 되짚어볼 일이다. 방향을 잃고 헤맬 때는 출발 지점부터 되돌아보는 이치와 같다.

    교육 현상이 단순치 않은 만큼 매우 정치한 접근이 필요한데도 교육에 대해서는 누구나 제 목소리를 낸다. 교육받았건 교육했건, 집안에 누군가 피교육자나 교육자가 있건 어떻게든 교육과 무관하지 않은 탓이다. 이런 목소리들은 이해당사자로서 이해관계가 반영된 논리이거나 입장이기 일쑤다.

    현대교육의 원리가 되다시피 한 구성주의의 양대 산맥에 해당하는 학자인 피아제를 개인적 구성주의자, 비고츠키를 사회적 구성주의자라 부른다. 피아제는 개인의 인지 능력을 인지발달의 주요 변인으로 여긴 반면, 비고츠키는 환경, 곧 사회적 요인이 인지발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봐서다.

    내가 교대를 다닐 때는 주야장천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스키너의 조건반사설만 외다가 2학년이 되어서야 피아제를 맛보기 정도로 배웠을 뿐, 교육사회학이란 과목이 아예 없었다. 우리나라에 구성주의를 교육과정에 반영한 것은 1995년 ‘5·31교육개혁방안’으로 열린교육사회 지향, 평생학습 기반 구축, 학교운영위원회 설치, 인성과 창의성 함양 교육을 강조하면서 개정한 제7차 교육과정부터였다. 귀에 익은 열린 교육, 학습하는 방법의 학습,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 · 배움 중심 교육은 구성주의교육의 또 다른 이름이다.

    교육의 본질로 수월성과 평등성을 꼽는다. 요컨대 수월성이란 우월한 능력을 가진 학습자를 더욱 우월하게 키우자는 데, 평등성이란 모든 학습자에게 공평한 학습 기회와 조건을 주자는 데 방점을 찍는 것이다. 보수 쪽에서는 수월성을 중시하면서 진보의 ‘학력 하향평준화’를, 진보 쪽에서는 평등성을 강조하면서 보수의 ‘획일적인 줄 세우기’를 주로 비판한다.

    수월성과 평등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보수와 진보, 자유와 평등이 새의 양 날개처럼 균형을 잡아야 하듯이 수월성과 평등성도 서로 지지하면서 때로는 보완하고 보강해야 할, 교육 본질과 추구해야 할 가치의 양대 축이다. 교육조차 진영논리로 갈리면서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오인태(남정초등학교 교장·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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