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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해외봉사활동의 기록 ‘같이의 가치’- 최정란(이모작지원센터협동조합 부이사장)

  • 기사입력 : 2023-06-14 19: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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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이카 봉사활동 중에 어머니께서 소천하셨다. 2019년 12월 24일 귀국하여 장례를 마치고 다시 아프리카로 출국했다.

    3주가 특별 휴가 기간인데 현장 사업계획서 작성과 발표 준비를 위해 1주일을 반납하고 2주 만에 다시 약 16시간을 비행하여 우간다의 엔테베 공항에 내렸다.

    지인들의 조의금 중 1500만실링(한화 500만원)을 품에 넣은 채 우간다에 도착했다. 학비가 없어 학업을 중단하고, 점심값 500원이 없어 물로 배를 채우는 학생들이 눈에 밟혀 귀한 조의금을 그 아이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

    도착하자마자 현장 사업계획서를 마무리하여 코이카 해외사무소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밤을 새워 준비해 오전 7시 오토바이를 불러서 타고 사무실로 가 발표를 마쳤다.

    계획서가 통과된다면 3만달러의 현금이 코이카 본부에서 우간다 해외사무소로 입금되고, 그 현금으로 은산지중등학교의 시설 개선을 위한 현장 사업을 시작하면 되었다.

    다행히 계획서가 통과되고, 현장 사업을 시작하려는 순간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2020년 3월 18일 해외봉사자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렸다. 꼼꼼하게 귀국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 기관관계자들에게는 곧 돌아올 거라는 말을 전하고 짐을 꾸렸다.

    2020년 3월 20일은 나의 마지막 근무일이 되었다. 우간다 대통령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려 낮 12시 운동장에 학생들이 모였다.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에게 교장선생님의 훈화와 함께 나의 가족 장학금 전달식을 가졌다. 장학증서와 장학금(학비와 점심 급식) 18만실링을 30명에게 수여했다.

    비록 우리 기준으로는 많지 않은 돈이라 해도 우간다의 아이들에게는 큰 힘과 위로가 되는 액수였다.

    이후 항공편이 수시로 변경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2020년 3월 23일 귀국하였다. 마음을 주신 많은 지인님들의 도움이 은산지중등학교 학생들에게 희망을 선물해 주었다.

    ‘같이의 가치’를 알게 해주신 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요즘도 우간다 미술 선생님들한테 언제 오느냐고 연락이 온다.

    최정란(이모작지원센터협동조합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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