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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잦은 건망증 ‘경도인지장애’일 수도

호성희 (창원한마음병원 신경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5-15 08: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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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 성 희 창원한마음병원 신경과 교수

    현대인들에게 두려운 질병을 꼽으라면 그중 하나는 단연 ‘치매’일 것이다. 자주 깜빡하는 증상을 노화로 인한 단순 건망증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혹시 ‘경도인지장애’는 아닌지 살펴야 한다. 치매와 다르게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기에 구별하기 쉽지 않지만,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경우 치매로의 진행률이 연간 10~15%로 매우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지저하와는 다른 개념으로 연령과 학력을 고려한 객관적인 인지기능 평가에서 일정 수준 이하의 기능 저하가 있으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기억력, 언어능력, 지남력 등에 변화가 일어난다. 기억력 저하로 과거의 일은 잘 기억하지만, 최근의 일은 잘 기억하지 못하며 언어능력 저하로 자주 쓰던 단어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익숙한 장소에서도 길을 헤매는 등의 변화가 일어난다.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는 능력인 ‘지남력’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사고력, 판단력, 기억력, 주의력 등이 총체적으로 필요한데, 경도인지장애에서는 이러한 능력이 저하되어 사람, 장소, 시간에 대한 인지가 흐려진다.

    경도인지장애는 그 원인에 따라 질환 유형이 구분되며, 장애를 보이는 인지 영역이 무엇인가에 따라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와 비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로 분류한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기억상실’ 형태의 경도인지장애다. 기억력 저하가 주가 되는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 높은 확률로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이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치매의 많은 생물표지자가 발견되고 있고, 알츠하이머병의 병태생리학적 원인에 기반을 둔 약제 개발이 활발한 상황에서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의 정확한 진단은 임상연구 및 약물 개발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여러 가지 연구에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군 중에서 ‘MRI상에서 내측두엽 위축이 보이는 경우’, ‘아밀로이드 PET검사상에서 양성인 경우’, ‘치매 발병 소지를 높이는 유전자인 APOE ε4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의 진행이 빠르게 나타났다.

    기억력 저하가 예전보다 심하다면 최대한 빨리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 경도인지장애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기억력이나 기타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을 본인 또는 가족이 인지하고 호소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며, 이후 검사에서 인지 기능의 저하를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경도인지장애는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치매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즉, 치매를 가장 이른 시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 금주, 건강한 식생활,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체중 감소, 고혈압 및 당뇨 조절, 우울증 관리, 청력저하 관리, 인지자극요법 등이 필요하다. 산책, 수영, 자전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을 꾸준히 먹는 것을 권고한다.

    호성희 (창원한마음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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