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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사모펀드- 이명용(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3-01-02 19: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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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산단의 두산공작기계는 지난해 DN솔루션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가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한 후 6년 만에 매각하면서 새 인수자가 사명 변경을 했기 때문이다. 진해의 STX조선, 창원산단의 STX엔진·STX중공업, 현대티엠씨 등도 부도가 난 후 사모펀드 유암코에서 인수 후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

    ▼사모펀드는 비공개로 소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주로 기업인수합병에 나서는 펀드다. ‘자본’과 ‘정보력’으로 부실한 기업의 지분이나 핵심자산을 사들여 기업가치를 높인 뒤 되판다. 금융감독기관의 감시도 받지 않으며 돈이 되는 것이라면 신속 과감하게 움직인다. 투자를 받는 기업은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여 회생의 길이 열리고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올려 좋다. 사모펀드가 자본시장의 꽃이자 포식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사모펀드가 수익만 추구하면서 문제점도 적지 않다. 투자자 모집과정에서 고수익만 강조하고 위험성은 충분히 알리지 않아 개인들만 낭패를 봤던 2020년 라임사모펀드 사태는 지금도 여진이 남아있다. 펀드가 기업을 인수 후 이익이 많이 나더라도 인수기업에 대한 투자는 전혀 없고 배당과 이익을 다 챙겨가면서 논란이 되기도 한다. 인수기업이 이익이 나지 않을 경우 구조조정을 단행해 노조와 마찰을 빚기도 한다.

    ▼최근 김해의 중견 자동차부품업체인 이래CS가 대주주와 2대 주주인 사모펀드 간 경영권 다툼으로 부도가 나면서 사모펀드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경기 불황과 기계산업의 침체로 인한 STX그룹 붕괴와 두산그룹 구조조정 당시 사모펀드가 없었다면 창원산단 내 인수기업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반면 지역사회와 상생 및 인수회사에 대한 투자 부재, 경영권이 취약한 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기업사냥 등은 어두운 단면이다. 사모펀드 역할을 되돌아볼 때다.

    이명용(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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