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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만 나이 통일법- 김용훈(문화체육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3-01-01 19: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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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뀐다는 사실 중에 가장 큰 충격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이다. 나이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강제 먹거리이다.

    ▼여러 언어 중에서 우리말의 ‘나이를 먹는다’는 표현은 정말 독창적이다. 왜 나이를 먹어야 할까. 음식이 우리 몸에 들어와 각종 영양소로 근간을 이루듯이 나이 또한 먹을수록 우리 몸의 자양분이 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은 음식을 늘 원하는 것은 아니다. 배가 부를수록 그만 먹고 싶고,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나이에 대해 배가 부르는 시기는 언제부터일까. 어린 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에 나이를 하루빨리 먹고 싶지만, 어른이 되고부터는 포만감이 점점 커져만 간다. 그 포만감의 시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개는 앞자리 수가 바뀌는 나이대에 접어들 때면 그 포만감은 극대화된다. 매년 한 살씩 먹는 규칙적인 변화에도 앞 자릿수의 변화는 10년의 무게로 다가온다.

    ▼우리나라만큼 나이를 따지는 문화도 드물 것이다. 체계 또한 매우 복잡하다. 출생 연도부터 1살로 시작하는 ‘한국식 나이’와 출생일을 0세로 잡고 생일이 도래할 때마다 한 살씩 더하는 ‘만 나이’가 있다. 여기에다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나이인 ‘연 나이’까지 있다. 산출 방법에 따라 무려 3가지가 존재한다. 그런데 올해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있다. 올 6월 28일부터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된다고 한다. 만 나이로 계산하면 한 살에서 두 살까지 내려가게 되니 특히 올해 나이 십 자릿수를 채운 이들에게는 정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느냐고 항변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겠다. 그래도 만 나이 통일법으로 인해 나이뿐만 아니라 우리의 낡은 사고나 인식까지 젊어질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면 위안은 되지 않을까.

    김용훈(문화체육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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