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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소행성 앞서 기후위기- 김종민(정치여론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2-10-13 19: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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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초 우리나라를 덮친 태풍 ‘힌남노’가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소식에 아파트 창문이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박스를 잘라 문틈에 구겨 넣어 창문이 흔들리지 않게 고정했던 기억이 있다. 2003년 ‘매미’의 악몽이 떠올라 새벽잠을 설쳐가며 상황을 주시했지만, 다행히 별 탈 없이 지나갔다. 기후변화와 라니냐 같은 자연 변동성이 겹친다면 앞으로는 이런 태풍이 9·10월에 이어 11월에도 올지 모른다고 한다.

    ▼국민의 주식인 벼와 사과·고랭지 배추 등이 우리나라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국회 국감 자료에 따르면 현재 재배 가능 면적 401만㏊에 달하는 사과는 오는 2090년 1만8000㏊로 줄어 현재 대비 0.5% 수준으로, 고랭지 배추는 132만9000㏊에서 4000ha로 줄어 0.3%로, 현재 생산성 100%인 벼의 경우 48%로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인도 히말라야에선 200명이 빙하 홍수로 목숨을 잃었고, 올해 파키스탄에선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으며, 유럽은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기록했다. 미국 서부는 가뭄과 폭염으로 인한 산불로 여의도 면적의 80배 정도가 불탔다. 21세기 내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5℃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인데, 그 피해가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NASA는 최근 지구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실험에 성공했다. 우주선 DART를 목성 인근 소행성에 정확히 충돌 시킨 것이다. 이 실험을 통해 소행성은 궤도를 바꾼 것으로 보이지만 소행성으로 인한 지구의 위기는 아직은 멀게만 느껴진다. 이미 지구는 이상기후로 인해 스스로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눈앞에 닥친 기후위기를 막지 못한다면 소행성이 지구를 강타하기 전에 이미 지구는 위태롭다. 우리가 가장 먼저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김종민(정치여론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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