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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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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아이와 골목- 오하룡

  • 기사입력 : 2022-07-07 0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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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 노랫소리

    귀 대고 듣는 골목


    아이들 웃음소리

    귀 대고 듣는 골목


    아이들 발소리

    귀 대고 듣는 골목


    멀어지면 어디쯤 가나

    가까워지면 어디쯤 오나


    듣고 들어도 못 들은 척

    귀 대고 듣는 골목


    ☞ 골목은 아이들의 보금자리다. 골목은 아이들 노랫소리, 웃음소리, 발소리에 귀 대고 내다보는 원로 시인의 마음이다. 손주의 발소리를 기다리는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다.

    시절이 변해서 요즘은 아이들 노는 소리가 왁자한 골목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골목이란 말은 추억이란 향수를 품고 있다.

    어릴 때 살던 동네, 내가 살던 집이 있는 그 골목길에 가 본 적이 있다. 옛날에는 골목이 무척이나 넓고 깊었는데 지금은 그 골목이 추억 속에 희미할 뿐이었다. 골목에서 동네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놀이를 하고, 어른들은 그 모습을 구경하며 손뼉을 치곤 했다. 그 골목 한구석에 서 있는 내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담장 너머로 내다보던 옆집 할아버지의 얼굴도 떠올랐다. 이제는 아이들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골목이 세월의 흔적만 안은 채 내려앉고 있었다.

    원로 시인은 지금도 골목의 마음으로 아이들 소리를 귀 대고 듣는다. 멀어지면 어디쯤 가나 애틋하고, 가까워지면 어디쯤 오나 설레는 시인. 아이들을 향한 동심은 늙지 않는다.

    김문주(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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