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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써니’

  • 기사입력 : 2011-06-1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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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라도 벌교에서 서울로 전학 온 나미는 긴장하면 터져 나오는 사투리 탓에 첫날부터 급우들의 놀림감이 된다. 이때 범상치 않은 포스의 친구들이 어리바리한 그녀를 도와주면서 나미는 그들의 멤버가 된다. 일곱 명의 단짝 친구들은 언제까지나 함께하자는 맹세로 칠공주 ‘써니’를 결성하고, 경쟁그룹 ‘소녀시대’와의 맞짱 대결을 펼치며 학창시절을 보내게 된다.

    최근에 관객 5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영화 ‘써니’다. 빛나는 학창시절을 함께 한 칠공주 ‘써니’가 25년 만에 다시 모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되찾는 유쾌한 감동을 그린 영화이다. 그 시대에 유행한 보니 엠의 ‘써니(sunny)’의 배경음악과 함께 40대, 50대 중년층을 학창시절로 이끌며 아련한 향수에 젖게 한다.

    여고생들의 학창시절 치고는 제법 거칠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쯤이면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수준의 행동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애들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를 많이 만나게 된다. 물론 남학생의 문제가 여학생보다 훨씬 많지만 여자애들의 집단 괴롭힘, 탈선 등으로 고생하는 학부모도 상당하다. 뭐라고 나무라면 아예 가출을 해버리니 야단도 제대로 치지 못하는 부모도 있다.

    며칠 전에도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남학생을 둔 부모가 내방을 했는데,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상담하는 내내 눈물을 찍어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PC방에서 게임하면서 학교에 가질 않으니 찾으러 다니고 회초리를 들고 했는데, 요즘은 오토바이를 사달라며 조르다가 위험하다고 사주지 않으니 남의 것을 훔쳐서 경찰서에 잡혀가기도 한다니 속상한 것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도 고등학교는 졸업을 시켜야 되는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면서 물어 왔다.

    처음부터 이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사주를 가진 애들은 없다. 다만 좋지 않은 운을 만날 때 그것을 허용할 수 있는 주변 여건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한창 공부해야 할 시기에 나하고 같은 기운인 비견과 겁재의 운을 2년 정도 만나면 친구와 어울려 다닌다고 공부를 하지 않게 된다. 공부를 잘하다가도 이때가 되면 평소에 어울리지 않던 친구와도 만난다. 이럴 때 부모가 일이 있어서 돌봐주지 않고 관심을 쏟지 않으면 나쁜 길로 쉽게 빠져든다. 또한 일찍 재물 운이 와서 공부하는 기운인 인수를 극해도 공부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잡념만 생기게 되니 엉뚱한 짓을 한다.

    비견, 겁재 운과 재물 운이 온다고 다 방황하지는 않는다.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나 그 방법이 야단이나 회초리라면 사춘기에 반항심만 불러일으킨다.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가 나빠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말썽을 부리니 답답하겠지만 그래도 우선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화하고 같이 친할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하다. 애가 뭘 잘할 수 있는지도 같이 찾아보고 다니다 보면 자연히 보인다.

    내방한 학부모도 장사한다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었다며 그런 줄 알았으면 장사를 포기하더라도 조금 더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공부 못한다고 사회에서 낙오되라는 법은 없고 사람은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것 하나는 가지고 태어나니 잠재되어 있는 재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써니에서처럼 학창시절의 추억으로 남을 만큼만 말썽을 부리고 만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역학 연구가

    정연태이름연구소(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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