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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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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비보풍수(裨補風水)

창원성주사 연못·돼지석상·해태상
모두 물과 관련…불을 막기 위한 것

  • 기사입력 : 2009-08-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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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중 전 대통령이 8월 18일 오후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25년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출생,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며 역대 대통령 중에서 최초로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루었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 냈으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2000년 한 해 동안 남북정상회담 성사, 미국 필라델피아 인권상 수상, 노벨평화상이라는 성과도 거두었다. 1997년 12월의 대통령 선거를 1년 6개월 앞두고 하의도에서 경기도 용인묘원으로 가족묘를 이장하였는데 용인에 묘를 잡아준 사람이 소설 ‘터’의 저자요, 육관도사라고 불리는 지관 손석우 선생이었다.

    가족묘원이 화제에 오르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측근을 통해 “천주교 신자인 나로서는 미신이나 풍수설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양지바른 곳에 부모 묘를 쓰고 싶은 것이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가 아니냐”고 말했다. (1996년 5월 30일 시사 주간지 뉴스플러스)

    하의도에서는 풍수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맥(脈)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흘러가는 능선의 옆구리 기슭에 위치하다 보니 급한 경사지에 억지로 묘를 조성한 것이다. 내실보다는 겉모습을 선호하는 동네풍수의 전형적인 풍수라고 할 수가 있다. 그에 비하면 용인에서는 능선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타면서 좌향을 정하였다.

    비록 고밀도로 농축된 결정체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굵은 구렁이와 같은 용세(龍勢)가 상하좌우의 변화와 질서가 있으며 깨끗하다. 그러면서 편안하게 끝나므로 하의도보다는 훨씬 좋은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선생의 의견) 또한 필자의 생각엔 용(龍)의 세력이 다소 약하며 부모님 묘의 재혈(裁穴) 부분이 약간 위로 올라가 있어서 그 부분이 아쉬운 점으로 볼 수가 있겠다. 하여튼 하의도보다는 월등히 좋은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조선의 문신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서원(소수서원)을 세운 신재(愼齋) 주세붕 선생의 묘는 함안군 계내리에 위치하고 있다. 선생의 묘 주변에는 부친 문보(文補), 큰조카 조(造)의 묘가 있다. 과협이 보였으며 용의 형상은 부용(富龍)으로 후덕한 편이었고 혈의 위치는 선생의 묘보다는 상단 부위가 자리인 것으로 보였다. 사격(주변 산의 형상)은 괜찮게 보였으며 전체적으로 별 문제가 없는 자리로 보였다.

    조선 태종 때 무과에 급제하여 세종 때에 좌의정을 지낸 정렬공 최윤덕 장군의 묘는 창원시 북면 대산리 사리실 마을 뒷산에 위치하고 있다. 장군의 묘 뒤에 있는 묘가 부인의 묘로 추정되며 용이 힘차게 내려오고 상하기복과 좌우요동을 하며 가지가 받쳐주고 청룡이 백호보다 길어서 백호를 감싸 안는 형상이지만 묘 앞의 논밭이 적으니 자손들의 생활이 어떠한지를 알지 못하겠다. 용혈위주, 사수차지(龍穴爲主, 砂水次之: 용과 혈이 먼저요, 사격과 물의 형상은 그 다음이다.)

    창원시 천선동 불모산 기슭에 있는 성주사는 신라 흥덕왕 10년(835) 무염국사가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창건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숙종 7년에 재건하였다. 성주사를 ‘곰절’이라고도 하는데 소실된 성주사를 재건하려 할 당시 하룻밤 사이에 곰이 목재를 옮겨 놓았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성주사에서 비보(裨補: 나쁜 기운을 막음)풍수의 한 예를 볼 수가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한가로이 노니는 금붕어의 보금자리인 연못이 있고 계단 위에는 한 쌍의 돼지석상이 있으며 마당을 가로질러 정면에는 해태상이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연못·돼지석상·해태상 이 세 가지는 모두 물과 연관이 있다. 돼지는 12지지(地支 )의 해(亥)로서 ‘물(水)’을 뜻한다. 성주사는 과거에 불이 자주 났다고 한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비보책으로 이러한 세 가지를 두게 되었다고 하며 또 다른 일설에는 절 주변에 있는 산에 뱀이 너무 많았으며 뱀으로 인한 피해가 심하여 뱀의 천적인 돼지 석상을 세워 두니 다시는 절 내에 뱀이 내려오지 않았다고 한다. 어쨌든 경남의 대표적인 비보풍수(裨補風水)의 한 예라고 하겠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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