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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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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묏자리와 자연의 조화

산 주변 기운·토질 잘 살펴야
흙이면서도 단단한 혈토 좋아

  • 기사입력 : 2009-07-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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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에는 조상 묘에 대한 관리의 어려움이나 여러 가지 문제 등으로 인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조상의 유골들을 화장하여 한 장소에 모두 묻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유골들을 항아리에 담아서 묻을 때도 후손들은 최대한의 예와 정성을 다하여 모셔야만 자신을 포함한 후손들이 잘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마음의 후회감도 없을 것이다.

    이때 많은 분들이 필자에게 “화장을 할 때도 회도살(回到殺·입관과 하관 시에 보면 안 되는 사람)과 동총운(動塚運·이장과 사초 등을 할 수 없는 해)을 보고 하는 것이 좋은가”라고 묻는데 할 수만 있다면 지키는 것이 좋다고 본다.

    ‘사람이 곧 자연이다.’ 이 말은 사람이 자연 속에 속한다고도 할 수 있고 자연이 사람 속에 속한다고도 할 수 있다. 아무튼 사람과 자연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만은 분명하다. 필자가 의뢰인의 묏자리를 잡아주기 위해 산에 오를 때에 멀리서 바라보아 오르려는 산등성의 산과 주변 산의 형상 및 기운을 살펴보고 그 느낌이 안 좋으면 의뢰인과는 인연이 없는 땅이므로 올라가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의뢰인의 사정상 그 땅이 아니면 안 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산도 여러 가지 말을 해 준다. 그것을 들을 수 있어야 풍수를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산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산과의 대화 즉 자연과의 대화가 된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산의 보이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땅속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아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중에서 토질의 상태가 풍수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흙은 마사토, 황토, 혈토(비석비토) 등이 있는데, 바람과 물이 잘 스며들지 않으며 흙이면서도 마치 돌과 같이 단단한 혈토(穴土·비석비토)가 가장 양명하고 좋은 흙이다. 박환(剝換·암석에서 흙으로 변환되어 가는 과정)이 잘 되지 않은 흙은 돌과 섞이게 되면 공극이 생기는데 비가 심하게 내리는 장마철에는 흙속으로 스며드는 물들이 공극이 크고 제일 약한 곳(집의 누수 현상과 같음)으로 흘러나와 자칫하면 묘와 그 주변을 물바다로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곳은 되도록 피해야 하고 꼭 그 장소에 안치해야 한다면 묘의 상부에 활개를 하고 그 뒤에 물길을 만들어 주거나 묘의 앞 즉 전순(氈脣)의 아래 부분에 물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물은 재물과 연관이 있으니 전순 아래에는 샘물이나 빗물 등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고이게 하여 서서히 빠져나가도록 만든 연못이나 저수지를 종종 볼 수가 있는데 이러한 물을 풍수용어로 선저수(진응수), 명당수라 한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혈 앞쪽에 자연스럽게 고인 연못이나 저수지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혈장(穴場)에는 상석, 혼이 와서 제수를 흠향(歆饗·냄새를 마시는 것)하는 자리인 혼유석(魂遊石), 혼이 찾아올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망주석(望主石), 봉분 둘레를 돌로 쌓은 호석(護石), 상석의 가로로 놓여져 있는 장대석(長大石), 봉분(封墳) 뒤의 살풍을 막기 위해 쌓는 내성(활개) 그리고 비석(碑石) 등이 있는데 필자의 경험으로는 가능하면 상석과 혼유석을 제외한 석물들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

    호석을 잘못 설치하면 광중에 빗물이 들어갈 수가 있고 비석은 바람이 세차게 부는 곳이라면 설치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땅이 몸살을 하므로 두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 망주석에는 최근 다람쥐를 새기지만 본래는 작은 호랑이인 세호(細虎)를 새기는데 산을 바라보는 위치에서 왼쪽의 세호는 머리를 위로 새기고 오른쪽의 세호는 머리를 아래로 향하도록 새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 가 보면 반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석물을 묘의 주변에 설치할 때에는 전문가와 상담을 하여 올바르게 설치하는 것 또한 조상님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날이 갈수록 중국산 화강암으로 납골당을 만들어 산천을 황폐화시키는 행위는 줄어들면서 흩어져 있는 유골들을 함께 수습해서 화장을 하여 작은 면적의 땅속(광중)에 안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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