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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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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이야기] 퇴직후 할 일, 안할 일

  • 기사입력 : 2009-06-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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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담을 하다 보면 사람마다 직업 선택에 고민이 많음을 느낄 수 있다. 이제 막 졸업해서 취업전선에 뛰어든 젊은 사람도 있지만, 애들 다 키워 놓고 뭔가 일을 찾아보려는 가정주부도 많다. 또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직장 퇴직 후 할 일이 없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얼마 전 교장선생님을 하시다 퇴직한 분을 만났는데 이만저만 고민이 아니었다. 퇴직하기 전에는 연금만 해도 제법 나오니까 그걸로 노후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퇴직하고 보니 경조사비가 많이 나간다고 했다. 그동안 받은 것이 있으니 하지 않을 수도 없고 이것저것 떼고 나면 생활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뭔가는 해야겠는데 잘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고민이 크다는 것이다. 주변의 권유로 다단계 영업 교육을 받았는데 잘만하면 제법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으니 한번 해볼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퇴직 후 하지 말아야 할 것 세 가지가 있다. ‘사업하지 마라’ ‘옛 직장 찾아가지 마라’ ‘옛 동료를 만나면 먼저 인사하지 마라’이다.

    사주에 관(官)과 인수(印綬)를 쓰는 사람은 재물(財物)과는 큰 인연이 없다. 공무원이나 남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이재(理財)에 밝지 않으므로 퇴직 후 사업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또 예전에 근무하던 곳을 드나드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뭔가 부탁할 일이 있어서 오지 않았겠나’ 하며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상대가 나를 먼저 알아주면서 반갑게 인사하기 전에는 내가 먼저 아는 척하는 것은 상대에게 좀 부담을 줄 수 있다.

    다단계도 사업에 속한다. 의욕은 좋으나 자칫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다. 옛 직장 동료들을 만나야 되고, 먼저 인사해야 하니 위에서 언급한 ‘하지 마라’ 세 가지 다 하겠다는 것이다. 사주와 상관없이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서는 20년 전부터 지금 우리와 비슷한 환경에 처했던 것 같다. 당시 일본 여행을 하면서 역 앞이나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라면 연세 지긋한 노인들이 조그마한 구두 통을 앞에 놓고 열심히 구두 닦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택시를 타도 노인이 운전하는 것이 흔했다. 일본에서는 고위공직자도 퇴직 후에는 구두를 닦거나, 택시운전을 하거나, 쓰레기 줍기 등 귀천(貴賤)을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그 당시 나는 ‘이것이 일본을 지탱하는 힘이구나’하고 생각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경제 하락을 걱정하고 있는데, 퇴직한 고급인력들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떳떳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필요한 것 같다.

    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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