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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이야기] 무속인과의 만남(2)

  • 기사입력 : 2008-06-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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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학은 자신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음양오행이라는 질량과 성분의 움직임을 관찰해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다. 태어난 날이 정해져 있고 운(運)의 방향 또한 결정되어 있는데도 해석이 제각각이라면 이는 공부 부족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역학자는 개인적인 자질과 노력에 따라 학문의 높낮이 차이가 많다. 공부만 제대로 되었다면 큰 틀에서의 미래 예측은 결코 어렵지 않다. 이는 역학자들이 임의대로 추정해서 내리는 결론이 아니다.

    그러나 무속인은 신령(神靈)또는 사자(死者)의 뜻을 전달하거나, 심령현상을 일으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람이다. 그래서 무당을 영매(靈媒)라 부르기도 한다. 그들은 산 사람의 이야기나 주변사를 어떻게 알아 맞히는 것일까. 귀신은 육신이 없으므로 시공(時空)의 구속을 받지 않기에 주변사나 과거사를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래사를 안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여러 무속인들을 만나 본 내가 가진 생각이다. 지나온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추정할 뿐이다. 여기에는 무속인 개개인이 가진 예지력(豫知力)이 큰 작용을 한다고 본다. 이것이 역학과 무속의 차이인 것이다.

    만약 미래사를 일러 주고 조정해 줄 귀신이 있다면 이 세상은 귀신 천하가 되었을 것이다. 이는 부처님도 예수님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 그것은 각자가 저지른 업(業; karma)만큼은 스스로 닦아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선인들은 이 업을 선하게 닦아가며 사는 방법과 이 업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깨닫는 방법을 설(舌)해 놓은 것 같다.

    저번 ‘무속인과의 만남’을 쓰고 난 후 많은 전화와 메일을 받았다. 그중 어떤 무속인의 메일을 소개한다. ‘돈 주고 배우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영매 역할입니다. 그래서 무속인들을 신이 선택한 인간, 선택받은 존재라고들 한답니다. 소수의 변질된 무속인도 있겠지만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상처 입고 살지만은 않습니다. 만약 내 딸아이가 그런 상황이라면 전 시킬 겁니다. 적어도 저는 환자의 아픔을 고치고 이해하는 의사만큼 뿌듯함을 느끼거든요. 무속의 길로 가는 것이 꼭 인생의 마지막은 아닐 것입니다.’

    내가 만난 무속인 중에 처녀보살이 있는데 24년째 무업(巫業)을 하고 있는 44세의 여인이었다. 스무 살 때 신 내림을 받고 오늘까지 왔는데 웃지 못할 일화가 있단다. 그야말로 20대 처녀 적에는 하도 예뻐서 밖을 나서면 총각들이 줄을 섰는데 무당이라고 하면 하나같이 줄행랑을 놓더라면서 웃었다.

    신통(神通)하다는 것은 신과 교감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신통하다고 해서 신(神)이 항상 같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무속인이라고 다른 세상에서 온 외계인 보듯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메일일 것이다.

    역학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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