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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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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이야기] 이름이 가지는 힘(역학 연구가)

  • 기사입력 : 2008-05-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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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에서 김동철이란 이름을 송재빈으로 바꿔서 최고의 스타로 살아가는 것을 봤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이름의 중요성을 연구하는 나로서는 드라마 내용보다 송재빈이라는 이름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김동철은 송재빈보다 어감(語感)으로도 못하며 송재빈은 현대적 감각에 맞게 지어진 이름일 뿐만 아니라 소리오행상으로도 서로 기운(氣運)이 상생(相生)되게 잘 지어진 이름이다.

    내가 처음 관상 공부를 할 때 모 방송국 PD도 이 공부를 하기에 뭐하려고 관상을 배우느냐고 물어봤다. 그 PD는 배우를 캐스팅할 때 참고하려고 배운다고 말했다. 그후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는 배우의 관상과 그 배역이 어울리는지, 아닌지부터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이름도 마찬가지다. 김동철은 소리오행이 서로 상극(相剋)하므로 송재빈보다 운명학적으로 격(格)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드라마 작가가 성명학 공부를 해서 송재빈이란 이름을 사용했는지 아니면 그냥 부드러운 이름을 고르다 보니 송재빈이 탄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이름임에는 틀림없다.

    이름이 운명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는 것일까. 자칭 작명의 대가라고 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이름이 운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름이 전부다”라고 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름이 운명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나 그것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고 본다.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약간의 영향, 단 1%의 영향력만 있다고 하더라도 좋은 이름을 가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 사람도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서 앞으로는 100년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 번 지은 이름을 100년간 사용한다는 말인데 이름이 우리 운명에 100년간의 영향을 준다면 처음 작명할 때 신중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름은 옷과 같다. 木, 火가 많아 양(陽)의 기질을 타고났다면 시원한 이름이 어울리고, 金, 水가 많아 음(陰)의 체질로 태어나면 따뜻한 이름이 맞는 것이다. 여름에 두꺼운 옷이나 겨울에 얇은 옷은 어울리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이름은 계절마다 바꿔 입을 수 있는 옷과 같은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사주 구성을 살피고 음, 양을 따져서 작명해야지 그렇지 않으니 개명(改名)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작년 한 해 개명한 사람이 20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법원의 개명 허가가 수월해진 면도 있지만 이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조금이라도 좋은 운명적 환경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부모들의 열망이 높아진 탓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리 송재빈이 좋아도 겨울 태생이라면 맞지 않는 이름이다. 한겨울 추위에 얇은 옷을 입고 있는 형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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