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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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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배내골] 물맛이 배즙맛이라 아하~

  • 기사입력 : 2005-05-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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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이 빚어낸 천혜의 청정계곡과 빼어난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한 곳 배내골.
    배내골은 부산·경남 사람들에게는 물론 비경을 즐겨 찾는 전국의 휴양객이나 여름 피서객에게는 이미 낯선 지명이 아니다.
    배내골은 예나 지금이나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도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배내골은 행정구역상 양산시 원동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밀양시에 걸쳐 있다.
    지명은 맑은 개울 옆으로 야생 배나무가 많이 자란다하여 이천동(梨川洞). 우리말로 배내골이라 했다는 유래가 있다.
    또 옛 밀양부사가 이곳을 유람하면서 물맛이 배즙맛과 같다하여 이천(梨川)이라 이름했다고도 전한다.
    영남 알프스로 일컬어지는 신불산·간월산·가지산 등 고봉들이 감싸고 있어 웅장한 산세만큼이나 아직도 많은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배내골은 철쭉이 만개한 봄을 지나는 길목에서 한창 신록의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다.
    특히 배내골 인근 주변의 풍광과 문화가 주는 즐거움과 휴식도 만만찮다.

      배내골 입구에서부터 밀양댐으로 향하는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찾아가는 길 곳곳에 찻집과 간이음식점 등이 자리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을 쉬어가게 만든다.
    배내골에서 농촌생활 체험 프로그램인 팜스테이(farm stay)를 가족단위로 즐겨보는 것도 뜻깊은 체험의 시간이 된다.
    아직도 저녁 무렵이면 밥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이는 곳. 배내골에서의 팜스테이는 도시인들의 농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프로그램도 작물심기와 수확에서부터 산채나물 채취. 전통음식 만들기. 민속놀이 등 다양하다. 장선리 ‘배내골 팜스테이 마을’이 운영 중인 인터넷 홈페이지(www.beanaegol.com)에서 상세한 정보를 만날 수 있다.
    숙박시설은 울산쪽 배내골에 위치한 콘도와 모텔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양산쪽 배내골에서는 다소 불편하지만 민박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원동 배내골을 찾을 때는 2000년 11월 밀양댐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이후 각종 오염행위 단속이 크게 강화돼 야외 취사행위나 물놀이 등이 금지되어 있다는 사전정보는 알고 가야 한다.

      -가는길·볼거리-
    배내골은 양산시 물금읍에서 지방도 1022호를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물금읍과 원동면 경계지점에 이르면 보물 제491호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용화사를 만날 수 있다.
    또 가는길에 옛 신라 말기의 문호 고운(孤雲) 최치원이 머물며 시를 읊었다는 임경대(臨鏡臺)도 있다. 고운의 임경대 위치는 정확치 않으나 양산시가 임경대로 추정되는 지점의 인근 도로변에 누각을 지어 고운의 흔적을 전하고 있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누각 위에 올라서면 낙동강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시 한 수가 절로 나올만큼 절경이다.
    길은 원동면 소재지가 있는 원리에서 두 갈래로 나뉜다.
    배내골로 가기 위해선 지금 한창 확장포장 공사가 진행중인 지방도 69호를 이용해야 한다. 지방도 1022호는 경남도 무형문화재 제19호인 가야진용신제(伽倻津龍神祭)가 전승되고 있는 원동 용당리를 지나고 영축산. 천성산과 함께 양산의 3대 명산으로 불리는 천태산을 따라 삼랑진으로 이어진다.

      가야진용신제는 용당리 낙동강가 옛 나루터 인근 용소에 사는 것으로 전해지는 용신에게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제례로 삼국시대부터 국가의식으로 행해져 오다 일제 탄압기 이후 원동면민들에 의해 그 맥이 이어져 오고 있는 전통문화다.
    배내골을 향해 달리다 보면 원동 자연휴양림이 있는 내포리 선장마을에 당도한다. 자연휴양림은 주변의 울창한 산림과 아름다운 계곡 등에 묻혀 색다른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휴양림에는 방갈로와 야영장. 수련장. 삼림욕장. 간단한 운동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인근 영포리엔 신흥사가 있다. 조선 효종 8년(1657)에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신흥사의 대광전(大光殿)은 보물 제1120호로 지정돼 있다. 신흥사의 중심 법당으로 비로자나불을 모시고 있는 대광전은 사람인(人)자 모형을 한 맞배지붕으로 건축됐고 기둥 사이에는 다포양식으로 꾸며진 조선중기의 건축양식이 살아있어 고찰의 냄새를 한껏 풍긴다.

      -먹거리-
    원동에는 배내골을 포함해 전역에서 생산되는 자연특산물이 많다.
    원동 청매실은 그 중 으뜸이다. 지난 3월 중순 흐드러지게 피었다 진 매화는 그 자리에 주렁주렁 열매를 맺어내고 있다. 5월 중순부터 6월초에 이르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초록빛 매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재배역사가 80여년에 이르는 토종 원동 청매실은 개량종에 비해 크기가 작지만 맛과 향이 월등해 엑기스나 매실주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과실 중에서 신맛이 가장 많은 매실은 피로회복과 살균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연산 성분이 많아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흔히 사용돼 왔으며. 특히 배앓이를 할 때 매실 엑기스를 물에 타 마시면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화가 피는 시기엔 매실농장을 하는 주민들이 원동 청매실을 알리기 위한 매화꽃 축제를 열어 상춘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고로쇠 수액도 배내골이 자랑하는 청정 특산품이다. 배내골 일원에 자생하는 고로쇠나무에서 매년 입춘 전 채취되는 고로쇠 수액은 800여㏊의 산에서 한 해 평균 8만여ℓ정도이며. 1억4천여만원의 농가소득원이 되고 있다.
    주민들은 고로쇠 수액을 본격 채취하는 시기에 맞춰 매년 축제를 열어 산신제. 고로쇠수액 빨리 마시기 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로 청정 고로쇠수액을 홍보하고 있다.
    이 밖에 원동 용당리와 원리 일원에서 생산되는 원동딸기도 유명하다. 비옥한 토지와 온화한 기후 조건 속에서 생산되는 원동딸기는 신선도와 당도가 매우 높고 육질이 단단해 저장성도 좋아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배내골의 먹거리라면 백숙 등 보신 음식이 오래 전부터 일품으로 꼽힌다. 배내골의 백숙집은 원동 배내골~울산 상북면 도로가 포장된 지난 80년대 말부터 들어서기 시작해 지금은 20여개소가 성업중이다. 백숙집들은대부분 방사해 키운 토종닭으로 옻백숙과 한방백숙. 일반백숙을 요리. 일반 시중 백숙집에서 맛볼 수 없는 진미를 느낄 수 있다. 3개월 정도 기른 토종닭으로 끓여내는 ‘영계백숙’은 닭요리중 으뜸으로 친다. 이들 업소에서는 대부분 민박도 가능하다.

    양산=김석호기자 shkim18@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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