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응급의료비 대불제 `유명무실`
- 기사입력 : 2003-07-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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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사람들의 응급의료비를 정부에서 대불해 주는 제도가 있다는 사
실을 알고 있습니까』
응급치료를 요하는 데도 돈이 없어 치료를 받기 어려운 처지의 환자를 위
한 응급의료비 대불제도가 시행된 지 수년이 흘렀지만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응급의료비 대불제도는 병원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진료비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국가가 응급의료기금으로 대신 내주고 나중에
구상하는 것으로 정부는 이 제도의 시행을 위해 지난 95년도 부터 매년 40
억원씩 지난해까지 모두 320억원을 기금으로 확보해 놓고 있다.
이 제도는 수년전 응급환자가 돈을 내지 못해 병원측이 치료를 거부하면
서 생명을 잃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어떤 환자라도 즉시 치료를 받을 수 있
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이지만 홍보부족 등으로 잘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응급의료비 대불제도 이용을 위해서는 병원측이 응급치료를 요하는 환자
의 경우 선치료한 후 진료비를 낼 수 없는 형편이면 제반서류를 갖춰 보건
복지부 산하 심사평가원에 청구하면 심사후 응급의료비를 지불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할 병원들은 환자에게 직접 돈을 받는
것이 손쉽다고 생각하는 데다 청구하는 제반절차와 까다로운 심사 등을 의
식해 이를 기피하면서 이용실적이 매우 저조하다.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지역의 경우 경상대부속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들이 제도자체를 거의 모르고 있는 데다 알고 있어도 환자의 인적사항
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경우 병원이 진료비를 떠안게 되는 경우도 있어
이를 적극 권유하지 않고 있다.
진주 K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의 급박성 때문에 환자들이 인적사항을 제
대로 기재하지 않아 대불제도를 적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제도정착
을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대대적인 홍보 뿐만 아니라 기금사용에 대한 구상
권 행사에 신중을 기하는 등 몇가지 손질 할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응급환자가 돈을 못낼 것 같으면 병원들이 진료
를 기피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이 제도가 극히 소수에 한해 활
용되고 있다』고 말했다.진주=강진태기자 kangjt@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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