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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5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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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여러분의 한 표는 안녕하십니까?- 박준 도의원(국민의힘·창원4)

  • 기사입력 : 2024-05-21 19: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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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가 마무리된 지 한 달이 넘었다. 일주일 후면 제22대 국회가 출범한다. 이즈음 유권자들에게 묻고 싶다. 이번 선거에서 ‘내 한 표’는 안녕하셨는지.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라고 했을 때, ‘선거’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자신의 뜻을 오롯이 반영한 한 장의 투표용지라고 바꿔 말해도 좋을 것이다.

    투표용지는 누구에게나 고르게 한 장씩 주어지고, 내게 주어진 딱 한 표는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기회의 티켓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선택권을 현실적인 혹은 제도적인 결함 없이 100% 누릴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그 선택권 행사를 심각하게 왜곡시킨다고 의심받는 주체가 있다. 선거를 앞두고 무분별하게 공표되는 여론조사다.

    유권자들은 내 표가 ‘사표’(死票)가 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대세에 편승하기도 하고, 약자라고 믿는 주체를 응원하기도 한다. 그것은 엄밀히 말해 나의 선택이 아니라 남의 선택이다. 이때 ‘남의 선택’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여론조사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특정 후보를 찍거나 찍지 않는, 결국은 내 고유의 선택과는 거리가 먼 한 표를 행사하고서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여론조사 업체의 난립과 횟수 증가도 한몫한다.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 801건이던 여론조사 건수는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는 1385건으로 무려 73% 폭증했다. 그중 업체에 이익이 되는 특정 후보에 유리한 판을 짠 여론조사가 없었을까? 대상을 작위적으로 바꾸고 답변을 허위기재한 여론조사는 없었을까? 후보가 여론조사 업체를 직접 운영한 전례도 있다.

    현행 선거 6일 전 여론조사 공표 금지도 맞지 않다고 본다. ‘부정확 혹은 불공정한 여론조사가 무더기로 발표되면 선거를 목전에 둔 유권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게 선관위의 이유인데, 그렇다면 6일 전까지의 마타도어는 괜찮은 것인가? 6일 전이 아니라 예를 들어 6개월 전부터 금지되어야 그 이유에 부합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선거의 여러 효용 중에 ‘대리만족’, 즉 ‘내 선택이 옳았구나’ 하는 정치적 효능감을 빼앗아 다음 선거의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것이 여론조사라고 생각한다.

    또한 여론조사는 ‘섬기는 리더십’을 장착하는 데 방해물이 된다. 여론조사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한 후보는 두 번 할 인사를 한 번만 하게 된다. 이미 오만해지기 쉽다는 뜻이다.

    민주주의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빈번한 조사와 이에 대한 자극적인 언론 보도, 이를 허용하고 있는 선관위 모두 진지하게 성찰할 때이다. 찬반양론으로 물어놓고 ‘찬반양론으로 사회가 분열됐다’고 보도하고, 실제 결과와 다르면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라고 대응한다. 여론조사가 아니더라도 요즘 시민들은 그야말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충분히 선거 정보를 얻고 있다.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여론조사는 과연 민주주의에 이바지하는가.

    박준 도의원(국민의힘·창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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