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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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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정치합시다] (2) 유권자 비율 대비 턱없이 적은 청년 의원

청년 정치 불모지 경남… 18개 시군 중 12곳 청년 의원 ‘0명’

  • 기사입력 : 2024-03-21 20: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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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유권자 비율 33.8%…제21대 국회의원 13명 중 경남 0명

    도의회 64명 중 40세 미만 7.81% 5명뿐 … 양산시 21.1% ‘최고’
    이번 22대 총선 예비후보도 94명 중 청년 7명으로 7.45% 그쳐

    ‘들러리’ 아닌 정당 내 체계적 육성 시스템 갖춰 성장시켜야

    공개오디션 등으로 경쟁력 있는 청년 ‘인력 풀’ 만들어 양성하고
    당선 가능지역 적극 배치, 가산점·할당제로 청년 정치인 키워야


    지난 21대 총선에서 40대 미만 청년 유권자의 비율은 33.8%였다.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당선된 40세 미만 청년 국회의원의 수는 13명(4.3%)에 불과하다. 경남은 청년 국회의원이 전무하다. 청년 정치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여전히 청년 유권자 수 대비 의원 비율이 턱없이 낮은 상황이다.


    ◇도내 의회 청년 현황= 우리나라 청년 의원 비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노르웨이(34.3%), 스웨덴(31.4%), 덴마크(30.7%) 등 북유럽 국가들은 청년의원 비율이 30%에 달했다. 프랑스(23.2%), 영국(21.7%), 독일(11.6%), 미국(11.5%), 일본(8.4%)도 청년의원 비율이 한국보다 높다.

    본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8회 지방선거 당선인 통계와 비례대표 현황을 취합한 결과, 경남도의회 당선인 64명 가운데 20세 이상 30세 미만 1명, 30세 이상 40세 미만 4명 등 총 5명으로 7.81%로 나타났다. 도내 시군의회 가운데 청년 의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양산시의회로 21.1%였고, 이어 진주시의회 18.2%, 창원시의회 13.3%, 밀양시의회 9.1%, 거제시의회 6.3% 순이었다. 청년 의원이 한 명도 없는 시군도 많았다. 위에 열거한 지역을 제외한 12개 시군 의회는 40대 미만 청년 의원이 없었다.


    ◇청년 예비후보 7.45% 수준= 통상적인 청년의 기준은 청년기본법에 따라 10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을 말하지만 총선에서 청년정치인은 연령이 좀 더 높다. 각 정당의 당헌·당규를 참고하면 그 기준을 알 수 있다. 국민의힘은 당규상설위원회 규정에서 ‘청년위원회 만 45세 미만’이라고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헌·당규에도 청년당원의 나이 기준은 만 45세 이하이다.

    이번 총선에서 김해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신상훈 전 도의원은 “만 45세 이하 청년은 지방선거를 포함해 출마자가 많은 편이다. 근데 청년 기준을 20대 혹은 만 34세로 묶으면, 그 숫자가 현격히 줄어든다. 특히 이번 총선에선 253개 지역구가 있는데 20대 후보가 거의 없고, 당선 안정권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만 45세 이하 기준으로 22대 총선에 경남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는 창원의창 국민의힘 배철순(44)·김상민(45), 진주갑 더불어민주당 이승환(40), 국민의힘 어인준(42), 김해을 더불어민주당 신상훈(33), 국민의힘 김진일(32), 밀양의령함안창녕 더불어민주당 우서영(28) 후보 등 7명이다. 전체 예비후보 등록자 94명 가운데 7.45% 수준이다. 이 가운데 당내 경선을 통과한 후보는 밀양의령함안창녕 더불어민주당 우서영 후보뿐이다.

    ◇청년 정치인이 부족한 이유는= 지난 지방선거 기준으로, 단체장 선거에 청년이 60명 정도가 뛰어들었다. 기초단체 226곳과 17개 광역단체까지 합해서 총 243곳인데, 이 중 60곳에서 청년들이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공천받은 숫자가 20명이 채 안 된다. 당선자는 없었다.

    신상훈 예비후보는 “선거를 위해 만난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열심히 해서 다음에 하자’고 말한다. 지금 대한민국에 청년 정치라는 단어가 생기고 청년 문제가 생겨난 첫 번째 원인이 바로 그 지점이다. ‘너넨 다음 기회 있으니까’라는 시선이 있다. 선거를 치르면 큰 비용의 돈이 발생하는데, 그 돈을 감당하면서까지 도전할 수 있는 청년 정치인들은 많지 않다. 다들 지역 발전과 자신의 미래, 대한민국을 위해 뛰는 절실한 후보들인만큼 그들의 오늘을 바라봐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남도의회 정재욱 의원은 “만 36세에 시의회에 입성하며 정치를 본격 시작했는데, 대학에서 학생회장을 하며 성인정치에 일찍 눈을 뜬 비교적 운 좋은 케이스였다. 일반적으로 취업, 결혼, 육아 등 할 일이 산적해 있어 정치 단절 기간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의회 청년정책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정재욱 의원은 “의회에 들어와 보니 청년 관련 도정과 민원이 상당한데, 청년 정치인이 없어 소수가 그 일을 도맡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청년 정치인들이 의회에 입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년 정치인 스스로 능력 보여줘야= 20~30대의 정치 참여가 최근의 일은 아니다. 20년 전, 386세대가 대거 등용돼 국회에 입성했고 지금까지 정치의 주류로 활동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청년 정치가 환영받은 까닭은 고리타분한 기성 정치를 깰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특히 청년 의제가 국회에 반영되면서 실제로 청년을 우대하는 정책과 정치 제도권 내 진입 지원책이 생겨났다.

    그러나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준비 안 된 청년 공천으로 당선 후 음주운전 등 문제를 일으킨 정치인도 있었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공천을 주는 정당이나 국회의원 뒤에 서는 ‘들러리’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청년 정치인이 기성 정치인과 다를 바가 없다는 회의론으로 이어지고 관심도가 뚝 떨어졌다.

    ◇청년 정치인 늘리려면= 매번 선거철이 되면 여성, 청년 정치인이 없다는 기사가 쏟아지지만 정작 가시적인 효과는 미미하다. 근원적인 문제는 정당 내 청년 정치인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부재다. 정치 아카데미 형태가 있지만, 사실상 유명강사를 불러서 특강 듣는 데 그치거나 사진 한 장 남기기 일쑤다. 정치권에서 필요할 때마다 이벤트성 공천이나 발탁 정치로 청년을 한 자리에 꽂아 넣어 할당을 채우다 보니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발탁 정치의 순기능을 이야기하는 청년 정치인들도 있다. 오디션형 공천이나 이준석·박지현 등 청년 정치인을 비상대책위원이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발탁 형태가 때로는 인맥 없이 정치권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어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일상에서 정치를 청년들이 이어가려면 경쟁력 있는 청년들을 추려 ‘인력 풀’을 만들어서 양성해야 수혈하듯 청년을 발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맞선다.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청년 당원들을 위한 교육을 통해 발굴, 양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공개오디션을 통해 청년대변인을 선발해 직간접적으로 정치를 경험하고 성장하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해법에 대해 청년 정치인들은 정치 참여 청년을 늘리기 위해 선거에서 청년 가산점과 청년정치인 의무할당제(쿼터제)가 명확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청년 할당을 정해놓은 정당도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주요 정당의 청년 육성을 살펴보니 국민의힘은 홈페이지에 ‘청년이슈 It’s You’ 카테고리를 만들어 청년들의 목소리와 정치인 양성을 하고 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제22대 총선 청년 공약으로 경남 국회의원의 지역청년 보좌관 쿼터제(30%)를 제시했다.

    정 의원은 “행정은 예산으로, 정당은 공천으로 그 관심도와 중요도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의무할당을 지키기 위한 공천이 아니라 당선이 가능한 지역에 청년을 적극 배치해 정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 가산점 역시 실효성 있게 손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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