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50년간 만든 ‘수선화천국’ 거제시가 잇는다
타계·병환으로 더 이상 관리 안돼시, 공곶이에 수선화·백합 심기로“반평생 헌신한 명소 관리하겠다”
- 기사입력 : 2023-11-19 20: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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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가 그동안 관리 부실로 방치됐던 공곶이 수목원을 새 단장하기 위해 수선화와 백합 구근 심기 작업에 나섰다.
거제시는 수선화 구근 7만개와 백합 구근 1만개를 심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심은 수선화는 내년 봄 꽃을 피워 공곶이 수목원을 노랗게 물들일 전망이다. 백합은 초여름 꽃을 피울 예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 10월 2차 추경을 통해 공곶이 관리 예산을 확보하고 이달 초부터 공곶이에 방치된 쓰레기를 치우고 밭에 퇴비를 섞어 이랑을 일구는 등 정리작업을 진행해 왔다.
공곶이 수목원은 강명식(향년 93)·지상악(89) 부부가 50여년 동안 일운면 와현리 집 주변을 맨손으로 일군 수선화 꽃밭이다.
지난 15일 작업자들이 거제 공곶이를 수선화 꽃밭으로 새단장하기 위해 수선화 구근 7만개를 심고 있다./거제시/부부는 해안가에 자리 잡은 집 주변 비탈에 계단식 밭을 만들고 동백나무, 종려나무 등을 심어 공곶이 일원을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내도(일명 안섬)가 한눈에 들어오는 밭에 수선화를 심어 이른 봄이면 연노랑 수선화가 지천으로 만개해 ‘수선화 천국’이란 별칭이 붙었다.
하지만 강 할아버지가 지난 5월 노환으로 타계하고 지 할머니마저 아픈 다리가 악화돼 거동이 힘들어지면서 관리가 안돼 방치돼 왔다.
이에 거제시는 가족들과 협의해 앞으로 3년 동안 시가 공곶이 수목원을 관리하기로 했다.
시는 수선화와 백합 외에 수래국화와 꽃양귀비 등을 가꿔 공곶이를 사계절 꽃이 피는 수목원으로 가꿀 계획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공곶이 수목원은 강 할아버지 부부가 반평생을 헌신해 거제 명소로 가꿔 온 곳이니 만큼 당분간 시에서 관리하기로 했다”며 “내년 봄에는 수선화가 만개해 예전처럼 수선화 천국으로 불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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