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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대통령, 합천 원폭 희생자 위령각도 참배해야

  • 기사입력 : 2023-05-21 19: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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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함께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헌화하고 10초간 묵념했다. 이번 공동참배는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이날 윤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는 한국 대통령 중 처음이며, 한일 정상의 공동 참배도 처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역사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일정상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게 추모의 뜻을 전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총리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위령비 공동 참배의 의미를 부여했다.

    1945년 8월 2차세계대전을 끝내기 위해 미국이 일본의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이때 목숨을 잃은 한국인의 영혼을 추모하기 위해 세웠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히로시마본부 주도로 위령비가 1970년 4월 건립됐다. 높이 5m로 한국에서 제작해 히로시마로 옮겼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징용으로 강제 동원된 이들을 포함해 약 14만명의 조선인이 히로시마에 살고 있었는데, 이 중 5만명이 피폭자로 추정된다. 그중 3만명이 사망했고, 생존자 2만명 중 1만5000명이 귀국, 5000명은 일본에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한국으로 돌아온 원폭 피해자들은 합천 등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국내 유일의 원폭1세 복지시설인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는 원자폭탄으로 희생된 조선인 947명의 신위를 모신 위령각이 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일인 8월 6일, 매년 이곳에서 위령제를 열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윤 대통령이 히로시마 위령비 참배의 역사적 의미를 크게 부여한 만큼 이제 합천의 원폭 희생자 위령각도 참배해야 한다. 그래야 “슬픔과 고통을 겪는 현장에서 고국이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에 정말 깊은 사과를 드린다”는 대통령의 말에 진정성이 실리게 된다. 오는 8월 6일 합천 위령제에 윤 대통령의 참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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