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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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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99%의 ‘점(點)’- 이병문(사천남해하동 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5-08 19: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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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선은 점이다. 점이 99%일 땐 점이라고 부르지만 100%가 되면 선이라고 비로소 불린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은 점으로 분화된다. 점이라는 본질은 선이라는 형식에 따라 형태가 규정된다. 점이 하나일 땐 내용과 형식이 같지만 내용을 무한대로 확장하면 형식이 본질을 지배한다. 언뜻 점과 선이 같은 듯하지만 이런 점에서 점은 점이고, 선은 선이다.

    ▼점과 선을 들춘 것은, 하루라는 점이 모여 1주일, 한 달, 1년이라는 선이 되고 그 선이 쌓여 누군가의 일생이 되는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 때문이다. 인간 외 동물이나 식물도 이 같은 순리를 반복한다. 기록 방식과 보존의 형식이 다를 뿐.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가정과 사회라는 두 개의 축도 이 범주에 속한다. 사회활동을 하는 동물이나 군집생활하는 식물도 그렇다.

    ▼모든 형식을 유지하는 바탕에는 관계가 작동한다. 점이 따로 흩어져 있으면 점이지만 모이거나 엮이면 선이 되듯 사람도 가정, 회사, 사회, 국가, 민족이라는 관계에서 그 내용과 형식이 결정된다.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시간이라는 변수다. 인생에서 오늘 결정된 형식, 그것이 성적표든 자산이든 건강이든 관계든 ‘모든 현재’는 어제나 오늘의 행위에 대한 결과만은 아니다. 무수한 과거의 점들이 쌓여 나온 결과가 모든 오늘이기 때문이다.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말한다. 가정은 나를 버티게 하는 여러 축 중 가장 중요한 요소다. 몸이라는 형식이 손톱밑 가시만 박혀도 제기능을 못하듯, 가정은 조금만 흔들려도 바깥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99%의 점으로는 선이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부모든 형제든 마음앓이하는 부분이 있다면, 점을 메워 선을 잇듯 응당 갈력(竭力)할 일이다. 누굴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내 마음이 편해야 가정도 회사도 편하니까. 회사나 사회, 국가도 가정과 다르지 않다.

    이병문(사천남해하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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