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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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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봄꽃 개화 순서와 지구 온난화- 이종구(김해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5-02 19: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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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엊그제 온 나라가 하얗고 분홍빛의 벚꽃 향으로 휩싸여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 노란 유채꽃도 한물가고 도심 곳곳은 붉은 튤립과 하얀 이팝나무 꽃으로 뒤덮이고 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철쭉을 끝으로 2023년의 봄이 지나가게 된다. 꽃이 피는 순서야 자연의 섭리겠지만, 이른 봄 동백부터 늦은 봄 철쭉까지 순서대로 피었다 지는 봄꽃들을 보노라면 겸허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봄꽃 하면 벚꽃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봄꽃은 동백부터 시작된다. 추위를 이겨내고 붉은 자태를 드러내는 동백은 그래서 늦겨울 꽃으로도 불린다. 이어 군자의 꽃인 매화가 피고 그 뒤를 산수유,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 유채꽃, 튤립, 이팝나무 꽃, 철쭉이 따른다. 물론 사이사이 유실수인 복숭아와 사과, 배, 감나무 꽃도 차례대로 봄꽃 못지않은 자태를 드러냈다가 사라진다.

    ▼이처럼 순서대로 피는 봄꽃이 최근 들어 자연의 섭리를 역행해 무질서하게 피어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올 들어 전형적인 개화 순서를 무색하게 목련과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개화하는 현상이 전국 각지에서 목격됐다. 또 일부 꽃은 중부지방에서 먼저 개화가 시작되는 이상 현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물론 벚꽃 등 일부 봄꽃의 개화시기가 일주일 이상 앞당겨진 것은 오래됐다.

    ▼봄꽃의 무질서한 개화에 대해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지난 3월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평년에 비해 3.3도나 높았고 4월에는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날이 며칠 이어지기도 했다. 봄철 기온이 여름처럼 더워지면 인간도 여름옷을 꺼내어 입듯이 꽃들도 기온이 오르면 스트레스를 받으며 개화시기를 앞당겼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지구 온난화로 인해 꽃들도 섭리대로 피고 지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종구(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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