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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청정해역 K굴 전성시대- 김성호(통영거제고성 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4-20 19: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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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남해안 청정해역을 다시 한번 인정했다.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우리나라 패류 생산해역을 살펴본 미 FDA 점검단은 패류 위생관리 체계 모든 항목이 미국에 패류를 수출하기에 적합했다고 평가했다.

    육·해상오염원 관리, 패류 수확관리, 수출공장 위생관리 등에 만족했으며, 여기에 더해 지정해역 오염원 관리를 담당하는 지자체 공무원의 관리능력, 국립수산과학원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담당자들의 전문성과 열정, 패류 위생관리 개선을 위한 예산 투입 노력 등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미 FDA의 방한 점검은 대미 굴 수출을 위해 체결된 ‘한·미 패류 위생협정’에 의한 것이다.

    통영을 비롯한 거제, 고성 등 남해안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굴 생산 해역이다. 이곳에서 나오는 굴이 우리나라 굴 생산량의 70%, 전 세계 굴 생산량의 5%에 이를 정도다.

    이 해역이 ‘굴의 고향’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후반, 정부가 ‘굴 증산 5개년 계획’을 통해 남해안에 ‘굴 벨트’ 구축에 나서면서부터다.

    굴 양식이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당시의 굴 양식은 굴 유생이 많은 해역에 돌을 던져두거나(투석식) 소나무를 박아(송지식) 거기에 붙은 굴을 생산하는 재래식 방식이었다. 돌이나 나무에 붙은 굴을 일일이 따기도 어렵거니와 자연산과 다를 바 없는 방식이라 생산 증대 효과는 크지 않았다.

    1960년대 굴 껍데기에 유생을 붙인 뒤 줄에 묶어 바다에 띄우는 수하식이 등장한 이후 굴 생산량은 급격히 증가했고 1972년 체결된 ‘한·미 패류협정은 굴 양식업을 발전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세계 제1의 굴 소비국이면서 세계에서 식품위생관리가 가장 까다로운 나라인 미국으로 굴 수출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것이었다.

    현재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은 7개 해역, 3만4385㏊에 이른다. 2년마다 미 FDA 점검단이 방한해 지정해역의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제 굴 양식은 수하식을 넘어 개체굴 양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굴 하나하나를 따로 채롱에서 키워내는 방식이다. 일반 굴보다 알이 2~3배 크고 연중 출하가 가능한 고부가 양식법이다.

    최근 반도체 부진으로 수출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K-식품’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고 있다고 한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를 보면 굴도 1년 새 수출액이 64.3% 증가했다. 미 FDA가 인정한 청정해역에서 자란 K굴 전성시대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성호(통영거제고성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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