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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6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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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맞서는 시인의 무기는 ‘손에서 시작된 창작’

열두 시인의 육필 詩展 -마산에서 보내는 봄, 詩, 편지
4월 한 달간 창동 워킹갤러리서 창원 등 한국 대표 시인 12명 작품 전시

  • 기사입력 : 2023-03-29 20: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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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세상이다. 예술의 위기라고도 말하는 오늘날, 예술가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예술의 본질은 어디서 올까.’ 이에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6명과 창원지역 시인 6명이 답한다. 우리의 예술은 손으로 쓰면서 탄생한다고.

    시인이 직접 쓴 대표작을 볼 수 있는 ‘열두 시인의 육필 詩展- 마산에서 보내는 봄, 詩, 편지’ 전시회가 내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창원 창동 워킹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정호승, 김용택, 안도현, 나희덕, 문태준, 이병률 등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6명이 참여한다. 지역에서는 우무석·정일근(마산), 정남식(진해), 최석균·박은형(창원), 김수영(마산 출향) 등 시인 6명이 함께한다. 캐리커처는 성산미술대전 대상을 받았던 정은주 작가가 맡았다.

    ‘열두 시인의 육필 詩展- 마산에서 보내는 봄, 詩, 편지’전에 참가한 시인들의 육필 원고와 캐리커처./워킹갤러리/
    ‘열두 시인의 육필 詩展- 마산에서 보내는 봄, 詩, 편지’전에 참가한 시인들의 육필 원고와 캐리커처./워킹갤러리/
    ‘열두 시인의 육필 詩展- 마산에서 보내는 봄, 詩, 편지’전에 참가한 시인들의 육필 원고와 캐리커처./워킹갤러리/
    ‘열두 시인의 육필 詩展- 마산에서 보내는 봄, 詩, 편지’전에 참가한 시인들의 육필 원고와 캐리커처./워킹갤러리/

    29일 오전 워킹갤러리에서 육필 시를 전달하기 위해 방문한 정일근 시인을 만났다. 시인은 신인애 워킹갤러리 관장과 전시회를 기획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예술세계에 침범한 인공지능에 맞서 예술가들이 내세울 수 있는 무기는 손에서 시작된 노력과 고뇌와 창작”이라며 “육필처럼 예술가만이 가질 수 있는 DNA는 결코 인공지능의 DNA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전시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 주제에 맞춰 집필한 신작 시 ‘펜혹, 시인의 꽃’을 올린다. 시의 시작은 이렇다. ‘펜을 잡고 오랫동안 시를 쓴 시인에게는/ 가운뎃손가락에 꽃으로 핀 펜혹이 남아 있지…’

    이외 11명의 시인들은 자신의 대표작 1편과 짧은 시 구절 1편을 직접 종이에 써서 워킹갤러리로 편지를 보내왔다. 보내온 육필 시는 △정호승 시인의 ‘풍경 달다’ △김용택 시인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안도현 시인의 ‘사랑’ △나희덕 시인의 ‘가능주의자’ △문태준 시인의 ‘가재미’ △이병률 시인의 ‘사랑’ △우무석 시인의 ‘꽃의 자리’ △정남식 시인의 ‘기쁜 길’ △최석균 시인의 ‘꽃놀이패’ △박은형 시인의 ‘사월 환승’ △ 김수영 시인의 ‘간이역’ 등이다.

    전시될 육필 시를 천천히 읽었다. 단어는 문장이 됐고, 시가 됐다. 시 아래 자리 잡은 시인의 캐리커처로 시선을 옮기니, 시를 쓰던 시인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시제에 따라 어떤 시인은 미소를 띠고, 어떤 시인은 고뇌에 빠져 있었다.

    워킹갤러리는 전시 동안 시인을 만날 수 있는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2일 오후 5시에 갤러리에서 열리는 개막행사에서는 지역 6명의 시인을 만날 수 있다. 정일근 시인은 여는 강연에서 ‘육필, AI시대 예술의 DNA’를 주제로 육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김용택 시인은 4월 25일 오후 7시 한국방송통신대 창원학습관 401호에서, 정호승 시인은 같은 달 29일 오후 3시 진선미 아트해빗에서 ‘시인과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연다.

    신인애 워킹갤러리 관장은 “예술의 가치는 결국 근원에 있다. 마산 창동의 100년 된 건물에서 40년 동안 운영 중인 갤러리에서 편지로 시인들의 작품을 받았다”며 “이제는 자유로운 영혼들이 쓴 시가 편지가 돼서 현대인들에게 깊은 의미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2명의 시인별로 가로 150㎝, 세로 70㎝ 육필 시 출력본과 함께 원본 육필 시, 짧은 육필 시 구절, 캐리커처 그림으로 구성된다. 경남메세나협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을 받았으며,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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