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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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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창업패키지 우수기업 탐방 (2) ㈜눌라바이오

유전자가위 기술로 식물 유용물질 극대화
유전자교정 연구 사업화해 창업
향정신성 성분 제거 대마 개발 추진

  • 기사입력 : 2023-03-15 08: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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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일부 주와 캐나다 등에서는 기호용,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되며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자 ‘그린 러시’라는 말도 생기며 산업계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해 유해 성분을 제거한 대마를 연구하며 경남에서 시작된 그린 러시에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눌라바이오이다.

    경상국립대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김재연 교수는 지난해 눌라바이오를 창업,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간 진행한 유전자가위 기술 관련 연구를 사업화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의 기대가 커지며 지난해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예비창업패키지 우수기업에도 선정됐다. 눌라바이오의 구체적 사업 모델과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김재연 눌라바이오 대표가 연구실에서 식물 배양 샘플을 설명하고 있다.
    김재연 눌라바이오 대표가 연구실에서 식물 배양 샘플을 설명하고 있다.

    ◇GMO 대신 유전자가위 활용= GMO(유전자변형생물)는 기존 생물에 새로운 유전자를 이식해 만든 것으로 이를 사람이 섭취했을 때 부작용 논란이 다분하다. 반면 유전자가위 기술은 GMO와 달리 해당 생물이 원래 갖고 있던 유전 정보를 이용한다. 눌라바이오는 생물 유전자를 자르는 가위가 되는 도구도 유전자교정 임무를 달성한 후 스스로 분해돼 없어지도록 하는 안정성을 높인 기술을 갖고 있다. 김재연 대표는 국내 유전자교정 전문가로 국립경상대 교수로 재직하며 유전자가위를 사용한 작물교정기술개발 연구에 집중해 왔다.

    김 대표는 식물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극대화해 인류 이익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눌라바이오를 창업했다. 그 첫 작물이 대마(Hemp)이다. 대마에는 ‘카나비노이드’(카나비스)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이는 항진통, 항불안, 신경보호 등의 효능을 갖고 있는 신약후보 물질이다. 문제가 되는 것이 대마에 같이 있는 향정신성 성분인 THC(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이다. 눌라바이오는 자체 기술을 통해 대마의 THC성분을 없애고 건강 기능성 성분(카나비스) 함량을 높인 대마 종자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 시제품 개발, 2025년 출시, 2027년 대량 생산 목표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대마 카나비스의 세계 시장은 2030년에 지금보다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미 세계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사들은 카나비스 함유량이 10%내외인데 반해 눌라비이오는 카나비스 함유량을 35% 수준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 플랫폼 사업 모델도 추진= 눌라바이오의 대마 종자가 미국 시장을 노린 것이라면, 국내와 세계 시장을 함께 노리는 사업 모델이 ‘유전자교정 주문연구 서비스’이다. 국내외 식물 연구자들은 주력 작물 외에 다른 연구 모델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나 장비, 기술 등의 장벽이 높아 확장의 어려움이 있다. 눌라바이오는 이 부분을 사업화해 자체 전문 인력과 기술로 주문연구를 수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사업 모델은 스타트업의 가장 큰 어려움인 수익창출원(캐시카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올해 일부 서비스가 출시됐다.

    국내 시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항노화물질 고함유 ‘안티 에이징(Anti-aging) 토마토’이다. 토마토에 있는 라이코펜은 잘 알려진 항산화물질이다. 다만 일반 토마토로 섭취할 경우 라이코펜 체내 흡수율은 낮다. 이에 눌라바이오는 라이코펜 흡수율을 4배 높이고 가바 등 다양한 유용물질을 더한 토마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토마토는 대마와 달리 국내 규제가 없어 사업화도 비교적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 밖에도 눌라바이오는 니코틴 없는 담배를 개발했고, 감염병 강화 바나나 등도 개발계획이다. 지난해 관련 특허 3건도 신규 출원했다.

    ◇“사업가로 도전에 ‘예창패’ 도움”= 김재연 대표는 지난해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예비창업패키지(예창패) 사업을 통해 창업 지원을 받았다. 사업화자금 5400만원은 대부분 기계장치 구매에 사용됐다. 눌라바이오 창업 전에는 대학 교수이자 연구자였던 김 대표는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사업가로의 도전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사업화자금뿐만 아니라 예비창업패키지 교육은 연구자가 사업가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향후 수업 커리큘럼이 더 다양해진다면 창업 때 겪는 어려움이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조규홍 기자

    *이 기사는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협조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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