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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3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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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 프로젝트] (86) 게임중독 빠진 아이 홀로 키우는 엄마

게임에 빠져 변해버린 아들 걱정에 엄마는 눈물로 밤 지새운다
게임 외엔 흥미 없고 욕구 해결 안되면 돌변
우울·불안 등 정서문제로 대인관계도 어려워

  • 기사입력 : 2023-03-13 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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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열 살이 겨우 넘은 아이인데, 충동통제가 어렵고 우울과 불안이 있다네요. 다 제 탓인 것만 같아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웁니다.”

    진수(가명·11)는 엄마 이수영(가명·51)씨와 단둘이 살고 있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외롭게 성장한 수영씨는 마흔에 진수 아빠를 만났다. 뱃속에 진수가 생긴 후 남은 인생이 장밋빛일 줄 알았던 수영씨는 진수 아빠가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있는 이혼남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아빠의 빈자리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 시작한 결혼생활은 길지 않았다. 시어머니의 모진 시집살이로 진수가 첫 돌 무렵 이혼했다. 손에 쥔 것이 없던 수영씨는 어린 진수와의 생활이 막막하기만 했다.

    수영씨는 “애가 있으니 일자리를 구하기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감사하게도 한 편의점 점주께서 손님이 거의 없는 밤 시간에 애기랑 같이 일하게 해주셨어요. 모자 생명을 살려주신 거죠”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후 수영씨는 6년 동안 아이돌보미 도움을 받아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생활하다 코로나로 1년가량 일을 못 하게 되면서 극심한 생활고로 불안이 심해졌다. 수영씨는 “굶을 수는 없잖아요. 친언니에게 빌린 카드 대출 상환으로 생활비를 썼어요. 금방 산더미처럼 불어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수영씨는 자활근로로 월 140만원가량 받고 있는데 매달 언니의 카드대금 56만원을 갚아야 한다. 여기에 아이와 자신의 보험료가 20만원 남짓, 신용회복 채무조정 7만원, 공과금(휴대전화 요금, 가스비, 전기요금, LH임대료) 20만원을 고정적으로 지출하면 사실상 쓸 수 있는 돈이 거의 없다.

    코로나로 일자리만 잃은 게 아니었다. 진수는 코로나가 심할 때 등교를 안하면서부터 휴대전화 게임에 빠졌다. 모든 일상생활을 휴대전화와 함께 했다. 게임을 하면서 험한 말도 쓰게 되고 충동억제가 잘 되지 않자, 엄마는 휴대전화를 찾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쉽지 않았다.

    진수의 유일한 취미였던 그림마저 휴대전화 게임에 집착한 후 그리지 않는다. 수영씨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크게 소리를 지르고 과민하게 반응하더라고요. 실제로 아이가 고성을 질러 주변에서 아동학대하냐는 소리도 들었고요, 집주인 눈치도 많이 보게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픽사베이/

    늦게 얻은 소중한 아들인 만큼 아이를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우고 싶은 엄마지만 게임중독을 보이는 진수는 게임 외 어떤 것에도 흥미가 없고, 사회성이 부족하며 자신의 욕구가 해결되지 않으면 난폭하게 돌변한다.

    또래보다 체구가 작은 진수는 연령에 비해 미숙한 면이 많다. 얼마 전까지 등교도 엄마와 함께할 정도로 스스로 할 수 있는 활동이 거의 없다. 지난해 10월 말 진행한 종합심리검사에서 진수는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부족하고 분노와 적대감이 높아져 있을 뿐만 아니라 충동통제 및 만족지연능력도 떨어져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자아탄력성이 낮고 우울 및 불안 등과 같은 정서 문제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영씨는 “제가 아이를 잘못 키우는 것인지 자책도 많이 했어요. 제 아이지만 감당이 안될 때가 많더라고요. 주변의 도움으로 아이가 행동치료를 통해 개선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간 애를 많이 태워서인지 건강이 좋지 않다. 행정복지센터의 지원으로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자궁과 유방 등 재검이 필요하다는 결과지를 받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합사례관리사는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심리치료 및 심리지원을 통해 가정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내 보호와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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