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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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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이지만 낯선 담도암] 요놈, 날로 먹다 그만…

담즙 배출되는 담관·담낭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
담도 막히면 황달·진한 갈색 소변 나타나

  • 기사입력 : 2023-03-13 0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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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주변 사람들로부터 얼굴색이 노랗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처음에는 잦은 야근으로 몸이 피곤해서 그러려니 하고 지냈는데, 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체중이 감소하자 심각성을 느낀 이모 씨는 그제야 인근 대학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 담도암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았다. .

    담도암은 담즙이 배출되는 경로인 담관, 담낭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하며, 발생 위치에 따라 간내 담도암, 간문부 담도암, 간외 담도암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담낭암을 포함한 담도암은 국내 암 발생 순위 9위(2020년)를 기록했고, 사망률은 6위(2021년)에 올랐다. 담도암은 다른 대부분의 고형성(덩어리) 종양과 마찬가지로 근치적 절제술만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또한, 담도를 따라 자라는 특성 때문에 해부학적 위치를 알기 힘들며 세포병리학적 진단 민감도(정확도)가 낮다. 진단 시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발견되는 환자는 약 20~30% 정도에 불과하며 재발률이 60~70% 정도로 높을 뿐만 아니라 잦은 국소 재발 및 원격 전이로 장기 생존을 기대하기 어렵다.

    발병 원인은 다양하지만, 간흡충증과 같은 기생충 감염을 위험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간흡충 발생지역과 담도암 발생률 간에는 연관성을 보이는데, 낙동강 유역에 있는 경남지역의 경우 가장 높은 담도암 발생률을 보인다. 이외에도 흡연, 음주, 연령, 감염 등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

    담도암의 증상은 종양의 발생 위치와 침범 정도에 따라 다르다. 앞서 말했듯이 초기에는 환자 대부분 증상이 보이지 않지만, 종양으로 인해 담도가 막히면 황달과 진한 갈색의 소변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그 밖에도 피부 가려움증, 복통과 체중감소, 발열, 회색 변, 소화장애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담도암 진단은 혈액검사, 영상 검사,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병기를 평가한다. 황달 또는 우상 복부 통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먼저 혈액검사를 통해 담즙정체가 있는지 확인하며, 이후 영상 검사와 내시경 검사를 함께 시행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권병수 교수가 담관협착을 동반한 담관종양 환자에게 고주파 열치료술을 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권병수 교수가 담관협착을 동반한 담관종양 환자에게 고주파 열치료술을 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CT, MRI 등 영상 검사는 담도암이 의심되는 환자의 진단 및 치료 계획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담도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 유형 및 치료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 영상 검사의 주된 목표이다. 여러 유형의 담관암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이상적인 단일 영상 검사는 현재까지 정립된 바가 없다 보니, 실제 진료 상황에서 여러 검사 방법의 장점을 결합하기 위해 몇 가지 영상 검사를 함께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내시경 초음파(EUS)는 영상을 통한 담도암 폐쇄 부위 확인 및 조직검사를 활성화할 수 있으며,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의 경우 진단과 동시에 보존적 치료 목적의 스텐트 삽입술 등을 시도할 수 있다. 최근에는 ERCP를 이용한 담즙 배액 시술이 어려운 경우, EUS를 활용한 중재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중적으로 진단에 사용되고 있지 않으나, 관강내초음파(IDUS)를 이용하여 양성 담도 협착과 악성 담도 협착의 감별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담도암 치료는 종양의 크기, 위치, 병기,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담도 배액술, 국소적인 방사선치료, 고주파 열치료 등을 선택한다. 한 가지 방법으로 치료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병합해 치료하기도 한다.

    담관암의 1차적인 치료법은 수술로,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적 절제가 필수지만 조기진단이 어려워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20~30%에 불과하다. 수술할 수 없는 경우 증상 완화 목적으로 담관에 관을 삽입하여 막힌 부위를 넓혀주는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한다.

    그러나 시술 후 재협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최근에는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담관협착을 동반한 담관종양 고주파 열치료술’을 시행하고 있다.

    담관협착을 동반한 담관종양 고주파 열치료술은 내시경·영상의학적 검사로 담관종양에 고주파 전극을 위치시킨 후 고주파 장비를 통해 전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때 종양에 열이 가해져 종양 세포가 괴사하면 스텐트를 삽입한다. 기존 치료의 문제점을 보완했을 뿐만 아니라 스텐트 삽입술과 병행 시, 기존 시술보다 스텐트 개통 유지 기간과 생존율이 향상해 담관 종양 치료 시 안전하고 효과적인 국소 종양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외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권병수 교수는 “담도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환자 대부분 암이 진행된 상태로 병원을 찾는다. 최근 기존 시술에 비해 효과는 물론 안정성까지 향상된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담도암의 경우 암이 진행되면 해부학적 특성상 수술이 복잡하고 재발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 조기에 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권병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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