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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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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고혈압

박용환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3-06 0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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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고혈압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고혈압 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30세 이상 인구의 3분의 1, 65세 이상 고령자의 3분의 2 정도가 고혈압을 앓고 있다. 또한 환자 본인 스스로가 고혈압이라는 것을 아는 경우가 약 70%이고, 그중 약 66% 정도가 치료를 받고 있는데, 실제로 48%만이 치료 목표에 도달하고 있다고 한다.

    고혈압은 혈압이 140/90mmHg 이상으로 올라가서 혈관을 손상시키는 병으로 일명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당장은 증상이 없지만,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혈관이 분포하는 장기의 손상을 초래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높아진 혈압을 목표 혈압으로 조절하면 관상동맥 질환 20%, 뇌졸중 35%, 심혈관계 사망률은 25% 정도 감소시킬 수 있으며, 나아가 전체 사망률도 13% 정도 줄일 수 있다.

    보통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을 고혈압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이는 진료실 혈압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가정에서의 혈압 측정이나 24시간 활동 혈압 측정에서 135/85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물론 혈압이 정상인 사람도 흥분하거나 놀라거나 긴장한 상태에서 혈압을 재면 자신의 혈압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 또한 집이나 다른 곳에서의 혈압은 괜찮지만, 병원에만 오면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를 의사 가운만 보면 혈압이 올라간다고 해서 ‘백의 고혈압’이라고 하는데, 실제는 고혈압이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서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며, 쉽게 흥분이나 긴장을 잘한다면 반드시 24시간 활동 혈압을 측정해야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1차성 고혈압과 2차성 고혈압으로 나눌 수 있다. 1차성 고혈압은 보통 우리가 말하는 고혈압으로, 전체 고혈압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특별한 원인이 없고 나이, 가족력, 환경적 요인, 식습관, 비만,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과 같은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2차성 고혈압은 특정 원인에 의해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로 내분비계 이상, 신장혈관 협착, 약물, 부신 질환, 갑상선 질환, 임신 등에 의한 경우를 말한다. 고혈압은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심각한 합병증이 생긴 이후 비로소 고혈압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각 증상은 개인차가 심한데, 일반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은 뒷머리가 띵하다, 어지럽다, 쉽게 피곤하다 등이다.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고혈압으로 의심되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여러 장기에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이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의 치료 목표는 수축기 혈압 140mmHg 이하, 이완기 혈압 90mmHg 이하이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을 5mmHg 정도 떨어뜨리면 뇌졸중은 14%, 심장병은 9%, 사망률은 7% 정도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당뇨가 있거나 신장 기능이 만성적으로 떨어져 있는 경우 더욱 엄격하게 치료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치료에는 생활 습관 변경과 약물 치료가 있다. 혈압이 그다지 높지 않거나 다른 위험인자들이 없는 경우, 우선 생활 습관을 바꾸고 3개월 정도 지난 후 다시 혈압을 측정하여 약을 복용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고혈압은 조절하는 병이지 완치가 되는 병이 아니다. 따라서 투약을 하더라도 식이요법, 체중 조절, 절주, 금연, 규칙적인 운동 등 항상 생활 습관 변경이 동반되어야 한다. 미국의 고혈압 치료 지침에 따르면 10kg 정도의 체중을 감량하면 5~20mmHg, 다이어트로 8~14mmHg, 절주로 2~4mmHg, 운동으로 4~9mmHg 정도 혈압을 낮출 수 있다.

    박용환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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