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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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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통증의학과란?

조영일(창원파티마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

  • 기사입력 : 2023-02-27 08: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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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증의학과는 마취과학의 세부 분야 중 하나로, 환자들이 겪는 급성 통증과 만성 통증에 대해 연구하고, 통증이 있는 환자에서 그것을 경감하는데 초점을 맞춘 학문이다.

    거리를 걷다보면 ‘통증의학과’ 혹은 ‘통증클리닉’이라 적힌 병원이 많아진 것을 느꼈을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통증의학과에 대한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졌으며, 통증의학과가 질병뿐만 아니라 환자의 실제적 불편함인 통증에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마취통증의학과에서 통증치료를 할까? 통증의학과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시술인 신경차단술이 마취기법에서 유래됐기 때문이다. 산모에게 시행하는 무통분만이 대표적인 경막외 신경차단술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수술 및 수술 후 통증을 관리하는 경험을 토대로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며, 신경차단술을 포함한 각종 주사치료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여러 병원에서 마취통증의학과를 대표하는 심볼로 주사기 모양을 사용하기도 한다.

    ‘통증’은 무조건 나쁠까? 국제 통증연구 연합 IASP(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에서는 통증이란 실제적 또는 잠재적 조직손상 또는 이러한 손상과 관련해 표현되는 불유쾌한 감각적, 정서적 경험이라 정의한다. 통증은 몸에 위협적인 자극이 있으면 신경을 통해 경보를 울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이 튼튼하다면 통증은 ‘약’이 되지만 신경이 망가지면 ‘병’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통증을 표현하면 예민하다거나, 참을성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통증을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 통증을 참다가 악화되면 신경, 뇌, 근육 등의 장기에 손상을 주어 수면장애나 우울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통증은 시기에 따라 급성 및 만성으로 나눌 수 있으며, 대상포진과 같은 급성 통증을 잘 치료 받지 않으면 만성, 난치성으로 이행할 수 있다. 무조건 통증을 참는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통증은 원인 및 양상에 따라 체성, 내장성, 신경성으로 나눌 수 있다. 체성 통증은 관절, 인대, 근막 등에서 유래되는 통증으로 쑤시는 듯한 또는 화끈거리는 통증을 특징으로 한다. 내장성 통증은 복부장기에서 발생하는 통증으로 쥐어짜는 듯한 통증 및 식은땀, 구역, 구토 같은 자율신경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신경손상으로 발생하는 신경성 통증은 따끔거리거나 불에 댄 것 같은 느낌, 전기가 통하는 느낌, 벌레가 기는 듯한 느낌이 나기도 하며, 오히려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통증양상은 혼재되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척추협착증과 같이 척추병변인데 팔이나 다리로 방사되어 나타나기도 하여 진단을 까다롭게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섬세한 병력청취, 각종 검사, 이학적 검사 등이 필요하다.

    마취통증의학과에서 가장 중요하며 강점인 치료는 신경차단술이다. 신경손상으로 발생하는 통증의 완화를 위해 신경주위에 약물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신경 주위의 염증, 부종을 완화하고 주위 근육과 혈관의 흐름을 개선하면서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회복을 통해 통증에서 해방되게 해주는 방법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등의 중증 난치성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통증 자체의 문제로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은데, 환자분들의 통증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의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또한 급성기 통증이 만성화되지 않도록 돕는 것이 통증의학과 의사의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통증으로 괴로워만 마시고 꼭 도움을 받으시길 바란다.

    조영일(창원파티마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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