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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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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도내 경제단체장에 듣는다] 이년호 한국중소기업협업진흥협회장

“기업-유관기관 공조해 경제위기 대비해야”
지자체 역할 전 산업서 중요한 시기
대기업 인력 재배치 지원책 필수

  • 기사입력 : 2023-01-18 21: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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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경기 침체 위기 속에서도 경남 경제는 방산, 조선, 원전 등의 분야에 훈풍이 불며 올해 경기 회복 기대가 크다. 하지만 방산 수출의 지속 가능성과 조선업 경기의 주기적 불황 문제 등은 넘어야 할 산이다.

    창원산단 내 대·중소기업과 폭넓은 교류로 창원산단의 역사를 흔히 꿰뚫고 있는 이년호 (사)한국중소기업협업진흥협회장은 실적이 좋을 때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금이 지자체-기업 간 협업 관계 구축과 기업 혁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대기업은 수도권에 집중된 연구인력과 연구소 등을 이전해 지역 상생과 집적 효과를 최대화해야 하고 지자체는 그에 맞는 지원 정책과 도시 정주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또 지역 대학이 우수 인력을 양성해 인력 선순환도 이뤄져야 장기적으로 경남이 우뚝 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력, 공장 부지, 기술·설비 투자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이를 위해 기업, 지자체, 연구소, 대학, 경제단체 등 가능한 모든 관련 기관이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년호 (사)한국중소기업협업진흥협회장이 2023년 운영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이년호 (사)한국중소기업협업진흥협회장이 2023년 운영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 지역 경기 개선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지자체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맨 먼저 방산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남 방산이 호기를 맞았다. 하지만 과거 경남 방산업계가 무척 힘들었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해 지금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방산 수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과제가 있다. 신모델 개발을 위한 기술 투자, 인력 확보, 협력사 설비 투자, 생산부지 확보 등이다. 이들 과제는 기업만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하기 어렵다.

    지자체의 역할이 방산뿐만 아니라 전산업에서 중요하다. 기업과 지방정부가 TF를 구성해 시장 동향을 먼저 면밀히 분석하고 인력, 투자, 부지 문제와 관련한 종합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최근 한국GM이 창원공장에 인력을 대거 배치했는데 경남도가 LH와 협력해 주거 지원에 나섰다. 이를 정책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또 청년들이 원하는 정주 여건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중저가 주거시설을 확충하고 지역 문화예술 다양화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특히 창원에 의과대학, 대학병원 설립은 정주여건 개선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한편 최근 수서행 SRT 추진 소식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SRT 전용선 구축도 추진돼야 한다.

    지역대학이 전문인력을 양성해 우수 인력들이 즉각 지역 기업에 활용될 수 있게 하는 것도 빠져선 안 된다.

    -한화그룹이 지역사회를 위한 제대로 된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은데

    △한화가 응당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덩치를 키우며 경남에서 공룡기업으로 거듭났다. 지역에서 시너지를 내고 더욱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지역투자, 사회공헌이 꼭 병행돼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어려움 해결에 도민들이 힘을 모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우선 R&D 인력의 지역 배치를 들 수 있다. 한화는 판교에 2800명 규모의 연구소를 갖고 있다. 이중 일부를 경남에 배치하고 지자체는 지원책을 통해 적극 유도해야 한다. 나아가 본사 기능도 지역에 내려와야 항공·방산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다른 주요 산업 상황은 어떻게 보는지?

    △현대로템의 철도차량 부분은 방산과 달리 어려운 상황이다. 협력사들도 관련 투자를 많이 해 놓은 상황인데 지금 물량이 부족하다. 전북 익산시는 철도차량 부분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레일이 입찰에 해외기업의 진출 기회를 열어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된 상태이다. 철도차량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지자체뿐만 아니라 정부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조선업은 대규모 수주가 이뤄지며 다시 도약하고 있지만 주기가 있는 산업으로 또 미래 언젠가 불황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금 향후 10년을 대비해야 한다. 과거에 이 대비를 하지 못했기에 인력이 다 떠나갔다. 단기적으로는 산업 연수 제도를 현실화해서 해외 인력의 이주, 이민 대책도 마련해 인력난 해소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풍력발전 추진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

    -사모펀드 문제도 있다는데

    △두산공작기계, 성동조선 등 사모펀드가 도내 많은 기업들을 운영한 사례를 눈여겨 보고 있다.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본다. R&D, 시설 개선 투자는 부족하고 인력도 충원하지 않고 있다. 반대로 투자가 적으니 경영 성과는 좋아서 펀드사들이 가져가는 배당은 늘어난다. 경남 기업들이 미래를 위해 자본과 경영을 분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창원에서 누구보다 많은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안다. 다양한 사회 활동 이유는?

    △42년을 창원국가산단을 뛰어다니며 많은 어려움을 겪고 또 봐 왔다.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협력과 협업인 것을 알게 됐다. 특히 도민들의 도움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체감했다. 도내 기업과 도민들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는 무형 자산인 신뢰 구축이 필수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웃을 먼저 배려, 봉사, 희생 정신으로 스스로가 헌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협회 역점사업은?

    △창원국가산단 중소기업들 대부분이 40년 넘게 이어져 오며 새로운 변신의 기로에 서 있다. 창업주들은 미래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이 커 선뜻 변화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중소기업협업진흥협회는 기업 간 협업을 통해 변화의 허들을 좀 더 쉽게 넘을 수 있게 지원하고자 한다. 2세대 경영인 성장 지원, 기술 공유 지원, 기업경영지원 등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

    한편 협회는 개인·법인·기업이 보유한 재능과 지식을 기부하고 공유하는 협업적 활동을 통해 한국중소기업의 성장 및 글로벌 경쟁력강화를 목적으로 2015년 설립됐다. 특히 창원국가산단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CEO혁신경영 아카데미를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와 공동으로 수년째 개최해 지역에서 잘 알려져 있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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